▲여성 리더들의 모임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이 주관하는 제 31회 차세대 여성리더 콘퍼런스가 20일 서울 서초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이주연
다음은 사내 정치에 휘말려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외부에서 영입된 상사가 전 회사에서 후배 두 명을 데려오면서 중요한 업무는 그들에게만 맡기고 자신을 배제한다는 고민이었다.
오 부사장은 "대기업이라면 회사 임원이 자주 바뀌니, 2~3년 상사가 바뀔 때까지 버텨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통은 내가 더 회사를 오래 다니지 않나, 본인의 커리어를 생각해 보고 이직도 준비해야 한다"라며 "잘못하면 나의 전문성이 아까워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허 전무는 "그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면 좋겠다"라고 조언했고, 노 총괄전무는 "새로운 조직에 왔는데 내 사람이 없다면 리스크가 높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 두 사람에게만 기댈 수는 없을 거다, 기회를 엿보라"고 말했다.
모든 업무에 대해 세세하게 개입하며 일일이 지시 내리고 통제하는, 이른바 빨간펜 선생님 상사에 대한 사연도 있었다. 허 전무는 "불안이 많은 상사가 그러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의 불안과 압박을 파악하는 노력을 한다면 그 사람의 강박을 관리할 수 있다"라며 "그렇다고 너무 맞춰주진 않되, 마음 아픈 사람일 수 있으니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총괄전무는 "회사에는 다양한 종류의 소시오패스가 있다"라며 "그 사람을 더더욱 귀찮게 해서 질리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 대해 손 총괄전무는 "사연자들 속 어느 캐릭터는 과거와 현재의 내 모습일 수 있다"라며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현명한 여성 리더가 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밝혔다.
"어떤 상황에서 결코 포기하지 마시라"
기업 내 다양한 갈등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한 '차세대 여성 리더 콘퍼런스'는 여성들이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지혜를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각계에서 여성리더로 자리매김한 멘토 50명과 멘티 250명이 참석해 그룹 멘토링을 진행하기도 했다.
콘퍼런스에서 서지희 윈 회장은 "윈은 여성들의 역할 확대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미션 하에 2007년 창립 후 2009년 5월부터 차세대 여성 리더 콘퍼런스를 시작했다"라며 "상·하반기 콘퍼런스를 진행한 지 15년이 지나 31회를 맞이했다, 여성 리더를 육성한다는 새로운 마음으로 콘퍼런스를 준비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서 회장은 "콘퍼런스를 통해 6700명의 참가자가 여성 리더로 육성됐고, 일부 멤버는 기업 임원으로 성장해 윈의 회원 자격으로 멘토로 참여해 후배들을 멘토링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