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대법원은 필립모리스를 비롯한 담배생산회사가 미국식품의약국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식품의약국이 담배판매를 제한하려는 것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각 주정부와 의학회, 공중보건협회, 암학회, 금연단체 등은 담배회사들이 이 소송을 취하하고 식품의약국의 권한을 인정할 것을 요구해왔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담배의 유해성이 법적으로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은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판결이 아니라 담배를 식품이나 의약품으로 볼 것인가 일반상품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를 따졌을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담배회사는 이것이 목표였겠지만.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서는, 심지어 담배회사조차도 금연광고를 하는 세상이니 더 이상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이미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끊을 것인가, 사회적으로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배우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관심사일 뿐이다.
그래서 최근 니코틴을 보충하지 않고도 금단증상없이 담배를 끊을 수 있는 약이 곧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12-13세부터 TV금연광고를 본 청소년은 담배를 피우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는 귀가 솔깃해진다.
담배를 끊는 과정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니코틴중독에 의한 금단증상이다. 그래서 귀뒤에 붙이는 니코틴 패치나 니코틴껌을 보조적으로 사용하거나 항우울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 임상약물치료학회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혈중의 니코틴을 분해시키고 담배연기로부터 암유발물질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효소(사이토크롬 p-450 2A6)를 억제하면 혈중 니코틴농도가 떨어지지 않아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적어지고 따라서 습관적인 흡연이 줄어들면서 담배를 끊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토론토 대학의 셀러교수는 이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피부질환 치료제를 11명의 흡연자에게 사용한 결과, 극히 소량을 투여했음에도 담배를 피우는 횟수와 양이 줄어들었으며 담배를 빨리 끊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공중보건학회지 3월호에는 12-13세에 금연 TV광고를 본 청소년이 광고를 접하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흡연을 덜 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이 연구는 12-15세 592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4년간 관찰한 결과를 분석한 것인데, 주목할 것은 14-15세의 청소년들에서는 이러한 광고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유는 14-15세의 청소년들은 이미 담배에 대한 자신들의 태도가 결정되어 있어 쉽게 바뀌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연구결과는 라디오나 기타 금연광고들도 청소년들이 담배를 배우지 않게 하는데 있어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자들은 여타의 매체에 비해 TV가 청소년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보건행정이나 교육당국자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연구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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