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인 무료 해외여행 티켓

무료 숙식권 ... 배보다 배꼽이 큰 항공료 부담

등록 2000.07.09 19:12수정 2000.07.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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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둘러보면 여기저기서 그럴싸한 상품을 걸고 하는 이벤트 행사가 많이 있다. 얼마 전 어떤 사이트에서 벌인 이벤트 행사에 참여하여 방콕·파타야 3박 4일 무료 숙식권 2매를 받게 되었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이제 항공료만 부담하면 그만이겠다면서 즐거운 여행 잘 다녀오고 선물 사오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웬걸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다. 노는 사람도 아니고 3박 4일 동안 다녀올 경비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항공료를 물어보니 성수기라 개인당 왕복 55만원 정도는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게다가 비행기에서 내려 약 10만원 정도의 돈을 내고 기타 서비스 및 여행 가이드까지 책임진다고 그 숙식권 뒤에 쓰여 있었다. 그러니 개인의 용돈을 빼고도 대략 잡아 개인당 70여 만원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엔 내가 못가니 다른 사람에게 주자는 의미로 친구에게 갈 거냐 했더니 너무 부담이 되어서 갈 수 없다고 했다. 이걸 어쩌지 고민하던 차에 그 상품권을 발매한 곳으로 전화를 해서 다른 상품이나 현금으로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 회사에선 한 번 발매한 것이기 때문에 받은 사람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만 할 뿐이었다. 다시 상품으로 준 그 회사에 메일을 띄웠지만 지금껏 아무 소식이 없다.

보통 사람의 생활로선 쉽게 떠날 수 없는 여행. 그렇다고 동안 언제 놀러가자고 모아둔 경비가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 신혼여행을 떠나지 않는다면 누구도 이 선물을 달가워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걸 받아 유효기간을 보니 겨우 20여일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상황에서 누구에게 선물할 것인가. 그리고 무료로 받는다 해도 그들이 부담해야 하는 돈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선뜻 선물도 어렵게 되었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가격 미정 또는 무료로 주겠노라고 올려놓긴 했지만, 연락이 올지는 잘 모르겠다. 알맹이 없는 이벤트회사의 상품이 좀더 실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단순히 허울이 좋은 그런 것이 아닌 하다못해 여행 상품권이라면 가까운 곳을 다녀올 수 있는 항공권 정도나 아니면 생활용품을 주는 것이 어떨지.

얼마 안 있어 무용지물이 될 2장의 여행표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짓는다. 이벤트에 당선되어서 좋겠다던 사람들은 빛좋은 개살구격인 이 여행표의 내막을 안다면 얼마나 비아냥거릴 것인가. 정말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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