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도로에는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총체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발생률과 사망률에만 촛점을 맞추어 캠페인에 열 올리는 것을 보면, 운전자가 올바른 운전과 양보 운전만 잘 하면 교통사고 발생률이 급감할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것이 전적으로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운전자가 아무리 안전 운전을 의식해도 그 이외에 안전운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우리나라 도로에는 너무나 많다.
불합리한 도로 구조가 운전자 과실 못지 않게 교통사고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많은 요소이고, 다음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도로운송 관련 법규가 정비되고 있지 못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요인을 총합적으로 보고 올바르게 도로 환경을 정비할 수 있는 행정이 시행되지 않고는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귀신을 완전히 때려 잡는 일은 불가능하다.
여러가지 교통사고 원인 중에서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화물 차량의 화물 처리에 관한 것이다. 여름 휴가가 절정에 오른 엊그제 경부고속도로에서는 H빔을 실은 트럭이 H빔을 도로에 흘려 도로가 몇 시간 동안이나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본인은 몇 년 전에 경부고속도로 영천 부근에서 도로에 떨어진 돼지를 들이받고 뒤집힌 엑셀 승용차를 본 적이 있다. 그리고 화물차에서 떨어진 돌에 맞아 유리창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한 경험도 있다.
우리나라 교통 사고의 많은 부분이 화물차의 부실한 화물 관리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교통사고 방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매스컴이나 교통 행정 관련 기관 모두 간과하고 있다.
1톤 트럭이나 5톤 트럭은 거의 모두 화물을 그냥 보자기로 씌우고 도로를 주행하고 있고 대형 트럭도 화물을 얼기설기 끈으로 묵고 도로를 주행하고 있으며, 덤프트럭은 모래와 돌을 도로에 흘리며 주행하고 있다.
미국의 도로에서는 화물을 밖으로 노출 시키고 주행하는 차량을 볼 수 없다. 오로지 볼 수 있는 것은 컨테이너 트럭 뿐이다. 우리나라 화물 운송 체계도 모두 컨테이너 방식으로 바꾸고 컨테이너가 아니면 도로를 주행하지 못하도록 과감한 행정력을 시행해야 한다.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화물 운송 체계를 당장 컨테이너로 바꾸면 당장 큰 비용이 부담되고 영세업자들의 생계에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그런 것을 계속 유지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은 아예 그런 문제에 대해 의식조차 못하고 있지 않은가?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마련하여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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