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궤레로' 주지사는 지난 1995년 미국 최대 삼림회사 중 하나인 '보아스 커스케이드사'와 향후 5년 동안 '시에라 드 페타틀란' 지역에 대한 벌목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계약에는 특별히 보아스사에게는 벌채 관계법령 적용을 면제한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었다.
이처럼 시작부터 부정부패로 점철된 이 벌목사업은 이후 반인권적 폭력과 환경파괴로 이어졌고 숲을 훼손하게 되면서 인근 지역의 물공급도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물론 고통을 받는 것은 여느 때처럼 농부들과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해서 이 지역에서 농사꾼으로 살아왔던 플로레스는 환경운동가가 되어 다른 농부들과 함께 상업적인 벌채에 맞서 힘겨운 저항을 시작하게 되었다.
플로레스와 농부들은 <농업환경주의자연맹>을 만들고, 문제점들을 고발하며 당국자들을 만나러 다녔지만 철저히 무시되었다. 1998년 초가 되어서야 보아스사는 '지역에서 더 이상 원활한 목재공급이 어렵다'며 사업을 중단하긴 했지만, 지역 토호세력(캐스키스)에 의해 벌채는 계속되었다.
쓰러질 것 같은 오두막 사이로 굉음을 내며 지나다니는 벌채 트럭들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일부 주민들은 트럭들을 상대로 통행료를 받는 것으로(상징적인 시위효과와 함께) 이들의 통행을 제한해 보려고 시도했다.
아무런 대가없이 고통받고 있던 이들이 이처럼 보상을 요구하고 나서자 토호세력은 이들의 검문소를 부숴 버렸다. 저항이 드센 마을에는 정부가 군대를 보내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위자들은 집에서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이 있기 전에도 플로레스와 농업환경주의자연맹 참가자들의 생활은 위협의 연속이었다.
결국 지방검찰청장의 명령에 따라 그는 '무기와 마약밀매 및 환경 게릴라'의 일원이라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1999년 5월 2일, 동료 '티오도로 카브레라 가르시아'와 함께 그는 군용 무기와 군복을 불법으로 소유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군에 체포되어 감금되고 구타를 당하면서 수감되었다. 더구나 체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무고한 구경꾼들이 사망하거나 총상을 입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건에 관한 어떤 조사도 하고 있지 않다. 부상을 입고 수감된 그에게 '이구알라' 교도소는 그에 대한 치료를 지금까지 거부하고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땅이 생산해주는 물과 음식을 나눠 갖도록 하고 싶다. 이것들은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우리 모두 것이기에 함께 가꾸어 가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 손자들, 그리고 모든 세대들의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세대란 단지 지나가는 것이기에 최소한 숨 쉴 공기만큼은 더럽히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제약할 수 없는 당연한 요구이다."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동체를 향한 플로레스의 항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골드만수상자위원회' 플로레스 석방운동 돌입>
골드만수상자위원회(Council of Goldman Prize Recipients)는 동료 테오도로 카브레라 가르시아(Teodoro Cabrera Garcia)와 함께 무분별한 벌목 중단 운동을 벌이다 멕시코 정부에 의해 구속중인 로돌포 몬티엘 플로레스(Rodolfo Montiel Flores; 2000년 골드만상 수상자)에 대한 석방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골드만 환경재단 측도 골드만수상자 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들의 석방을 위해 현지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석방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골드만 환경재단과 수상자위원회에서 선임한 대표단은 4인으로 구성되며, 재판관 차베스가 이번 사건을 심의하는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멕시코 현지에서 이들의 구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멕시코 환경부장관과 국가인권위원회는 물론 최근 선출된 빈센트 폭스 대통령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17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멕시코 녹색당과도 만나 이들의 석방을 강도 높게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이들 대표단은 멕시코 국가인권위원들을 만나 이들이 자백을 강요받으면서 고문을 당했던 것에 대해서도 사과를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골드만수상자위원회는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이미 멕시코 폭스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으며, 폭스 대통령도 멕시코 내의 인권향상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4명의 대표단은 호주의 로버트 브라운(호주 녹색당 상원의원/1990년 수상), 아네톤 마틴(도미니카공화국/1998년 수상), 리카르도 나바로(엘살바도르, 지구의 벗 국제본부의장/1995년 수상), 후안 파블로 오레고(칠레/1997년 수상) 등이며,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95년 골드만상을 수상한 최열 환경연합 사무총장이 골드만수상자위원회의 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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