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구호를 몰아내자

열린사회희망연대, 철거사업 전개

등록 2000.08.17 11:45수정 2000.08.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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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눈물바다다. 서울과 평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일상에 젖어 잊고 있었던 우리민족의 마음 깊이 숨어있던 핏줄이 얼마다 강한 것인지를 재삼 느끼게 한다.


이념이나 체제가 아무리 대단한 가치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부모와 형제를 50년씩이나 갈라둔다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러나끼 그동안 남과 북은 적대적 의존관계 속에서 짐승의 세월을 살아왔던 것이다.

이제는 정말 입으로만 떠드는 통일운동이 아니라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통일이어야 한다.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3.15의거와 박정희 유신독재를 무너뜨린 10.18 항쟁에 빛나는 민주의 도시 마산에서, 진보적 시민운동, 행동하는 시민운동을 기치로 지난해 여름 출발한 '열린사회 희망연대'에서는 통일운동의 구체적 실천의 하나로 전국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낡은 냉전구호판 철거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남과 북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러면 서로간의 증오와 불신부터 없애야한다. 네가 먼저 변해야 내가 변할 수 있다는 어린애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 내가 변할테니 같이 변하자는 어른스런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남과북이 대립과 갈등의 시대에서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려면,백마디 선언적이고 듣기좋은 말보다는 우리 마음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남북 간의 증오, 불신, 대립의식부터 바꿔 나가는 작은 실천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열린사회 희망연대는 이 냉전구호판 철거사업을 작년 창립때부터 전개해 와 상당한 성과를 거둔바 있다. 이제 지역의 시민운동단체가 하고 있는 이 작은 실천이 전국방방곡곡으로 번져나가야 한다.


열린사회 희망연대에서 경찰청장 앞으로 보낸 건의서와 지역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참고자료로 덧붙인다.

참고1) 경찰청장에게 보낸 건의서
제목 : '냉전구호판' 전면철거 건의서
수신 : 이무영 경찰청장
발신 : 열린사회 희망연대
경남 마산시 합포구 신포1가 63번지 201호
전화 055) 247-2073, 5532 팩스 055) 221-9865
E-mail hopenews@thrunet.com http:// www.hopenews.org


1. 민생치안의 확립을 위해 수고가 많으십니다.
2. 본 단체는 인간존중 정신을 기본으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 건설을 목적으로 1999년 7월에 결성한 시민단체입니다.
3. 귀 청에서 설치·관리하고 있는 냉전구호판(반공,반북계도판)은 6·13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와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는 정세의 변화속에 반드시 청산해야 할 구시대적이고 반통일적인 잔재라고 생각합니다. 냉전적 인식에 기반한 구호들은 국민화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평화와 통일을 향한 전민족적이고 범국민적인 열망과 노력에 역행하는 것이며 국가의 통일정책에도 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4. 또한 매년 많은 예산을 들여 이를 유지, 보수 등을 하는것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입니다. 이에 전국에 존재하는 냉전구호판의 전면적인 철거를 요청합니다.
5. 본 단체는 지난해 8월경에 경상남도지방경찰청에 철거를 건의한 바 경남지역 407개 중 100여개 가량이 철거된 사례가 있습니다.
6. 본 단체의 이러한 요청이 적극 반영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무영 경찰청장의 성의있는 회신을 바랍니다.
2000년 8월 11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 남두현, 임경란, 백남해

참고2) 경남신문 8월11일자 보도내용

대공신고시설물 전면 철거 주장

6·15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15일 남북이산가족이 재회하는 등 남북한 대치상황이 화해와 협력분위기로 변화하면서 반공시대의 잔재인 대공 신고계도 시설물을 전면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린사회 희망연대는 10일 『지난 6월의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15일 남북이산가족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재회하는 등 남북한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대공 신고계도 시설물은 구시대적, 반통일적 잔재로 전면 철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망연대는 또 『최근 경찰청에서 일부 시설물의 내용을 시대 변화에 맞게 수정하고 있지만 시설물 자체가 반공시대의 잔재물인 만큼 조속히 철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망연대는 11일 오전 단체 사무실에서 「냉전구호판(대공 신고계도 시설물) 전면 철거 건의」 기자회견을 가진후 이같은 내용을 대표단을 통해 경남경찰청장에게 서면으로 전달,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현재 도내에는 창원중부경찰서 관내에 10개소 등 2개의 선전탑을 포함 모두 267개의 대공신고 계도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이에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경찰도 시대조류를 감안, 시설물의 내용을 화해나 협력분위기에 걸맞게 바꾸는 등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선 조속한 시일내 전면 철거는 어려운 입장이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은 이에앞서 지난달 3일 「북한은 변화없다 위장평화 경계하자」 는 등 남북화해분위기에 역행하는 15개 시설물의 내용을 「화해와 협력은 튼튼한 안보속에」 등으로 변경하거나 페기하는 등 나름대로 시대변화를 수용하고 있다.
한편 경남경찰청은 지난해 8월 대공 신고계도 시설물의 일부 내용이 건전한 민주화 운동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에 오해를 살수 있는 문구가 있다는 희망연대의 철거요청에 따라 지난해 연말 135개의 시설물을 철거한바 있다. 김명현기자 m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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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강사(전) 창원대학교 강사(전) 마산 민간도서관 책사랑(1988년 설립) 이사장 (전) 삼성테크윈 기술교육원에서 IT 강사(전) (사)마산도시재생위원회 사무국장(전) 열린사회 희망연대 사무총장 (전) 창원시 마산부림시장 소식지 편집장 출판 통신판매 석세스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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