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환경부문 직원 전원해고 통지 물의

노조 "고위직은 늘리면서 하위직만 잘라"

등록 2000.09.02 00:39수정 2000.09.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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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정리해고 방침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KBS 경영진은 지난 31일 오후 6시 10분경 팩스로 '환경부문 인력효율화 협의 요청' 공문을 노동조합에 전달했다.

KBS는 공문을 통해 환경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전원을 오는 10월 30일까지 해고하고 퇴직자에게는 위로금을 지급하고 재취업을 알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적 의무인 해고회피 노력에 대해서는 별도 협의하자며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 환경부문 조합원들은 현재 일용계약직으로 본사 46명, 지역 50명 등 모두 98명에 이른다.

KBS는 작년 한해 순이익으로 1천억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고, 올해도 1천억이상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흑자 경영속에서 KBS에서 가장 말단이고, 최하위직인 일용직 환경아줌마들을 해고한다는 것은 정부의 하반기 공기업 구조조정에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노동법에서 정하는 정리해고의 기준인 경영상의 긴박한 이유에도 해당되지 않다는 것은 노무법인에서도 인정한 상황이다. 회사의 논리는 경영상의 효율화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영의 효율화를 주장하는 KBS의 진정한 모습은 어떠했는가? KBS는 지난 5월 방송법 개정으로 과거 부사장(이형모) 1인체제에서 부사장 2인체제로 경영진을 확대한 바 있다. 또한 본부장자리도 5명에서 8명(현재 6명)으로 확대해 조직슬림화와 구조조정에 전면으로 배치된 형태를 가져왔다.

또한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4백여명 이상이나 되는 상황에서 정작 회사는 구조조정의 화살을 자신들이 아닌, '위로부터의 구조조정과 개혁'이 아닌 최말단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억대 연봉의 간부들 자리는 늘려가면서 월 1백만원도 안되는 환경업무 종사자들을 내 쫓으려 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써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가 아닐수 없다.


특히 환경업무 종사자들은 공사근무 20여년 이상된 사람이 대부분으로 정년이 현재 몇 년 남지 않아 3년후면 32명이 퇴직하고 5년이 경과하면 63명(64.3%)이상이 모두 퇴직할 예정이다. 또한 환경업무를 정리해고하고 그 업무를 비정규직인 용역업무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써 사회적 책임에도 어긋나는 비민주적 결정이 않을수 없다.

또한 환경업무 종사자들은 대부분이 여성종사자로 이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인 작태가 아닐수 없다. 이들은 대부분 여성 가장들로, 자녀들이 한창 학교에 다니고 있는 상황인데, 무조건적인 정리해고는 이들을 거리로 내모는, 인간으로는 할수 없는 비인륜적인 행위인 것이다.


이와함께 환경직원 종사자들 100여명의 봉급과 퇴직금, 학자금 모든 비용을 다 포함해 연간 15억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경영효율화라는 논리는 그 어디에도 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거꾸로 가는 KBS, 양심잃은 경영진'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추적60분이 '국방부 일각의 이익'을 '국익'으로 호도하는 경영진에 의해 벌써 4주째 방송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명분도 실리도 없이 정리해고를 주장하는 것은 오로지 공기업 구조조정에 앞장 서 권력핵심에 추파를 던지는 행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고 말하고 "더구나 이들 환경직 조합원들은 대부분 50대를 넘겨 정년을 수삼년 앞두고 있으며 자녀들이 한창 학업에 정진할 때라는 것을 고려하면 정리해고의 불안감이 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얼마만한 충격일 것인가는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앞 뒤 재지 않고 가장 손쉬운 상대를 찾아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공사 경영진의 작태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도 용납할수 없다"고 밝혔다.

KBS 박권상 사장은 공기업차원의 구조조정이 진정 '죄없는 백성의 목을 쳐 제후의 웃음을 구하는 어리석은 행위'란 비웃음을 얻지 않으려거든 사내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구축한 두명의 부사장 체제부터 허물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추적 60분과 관련해서 궁금하시죠? 이번주 일요일밤에 방송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방송이 제대로 방영될때까지는 안심하지 마세요.

덧붙이는 글 추적 60분과 관련해서 궁금하시죠? 이번주 일요일밤에 방송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방송이 제대로 방영될때까지는 안심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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