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주의자들이여, 이제 지일파(知日派) 가 되라!

일본군국주의 부활론은 주한미군철수불가론으로 연결되고 있다

등록 2000.09.06 18:19수정 2000.09.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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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폭격장 이어 한강독극물 방류사건, 소파(SOFA) 등 주한미군문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남과 북, 미국 그리고 동북아 국가들 간에 첨예한 관심사 중의 하나이며 남북문제에서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는 주한미군에 대한 입장은 철수론과 철수불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물론 철수론은 여전히 소수이며 대중적인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합니다. 일부 진보적인 식자들도 그동안 불공정한 한·미관계를 정상화시키자는 주장이지 결코 반미 또는 주한미군철수론이 아니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철수 불가론은 집단안보라는 측면과 동북아 힘 균형론적인 입장에서 여전히 대세인 듯합니다.

소련, 동구권 붕괴 이후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주둔의 가장 큰 명분은 북의 호전성과 불예측성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이러한 정서에서 벗어날 수 없었구요. 그러나 최근 남북화해와 교류가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북은 비이성적인 적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범죄의 온상이요, 엄청난 방위비 부담,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해진 것입니다.

최근 주한미군 철수불가론의 가장 큰 논리는 주한미군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인데, 이는 일본이 군국주의를 꿈꾸고 있다는 논리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일본은 자동적으로 군국주의를 본격화할 것이고, 따라서 중국이 더욱 무장을 강화함으로 결국 한반도는 그 틈바구니에서 혼란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이지요. 결국 주한미군은 일본의 군국주의를 견제하면서 동북아를 평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 주한미군 주둔의 핵심근거가 일본의 군국주의화라고 한다면, 우리가 주목할 것은 과연 일본은 군국주의화를 꿈꾸는가에 대한 논리적인 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만, 한가지 명심할 것은 일본에 대한 맹목적인 적대와 배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재야운동은 물론 극우냉전세력까지 일본의 군국주의화에 대해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객관적인 사실과 분석에 기초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일본의 보통국가 건설 움직임, 또는 모리총리의 발언 등을 국내 일간지에서는 일본의 군국주의화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입니다. 2차대전 이후 패전국이었던 일본이 통제되었던 국가의 권한-자위권 등-을 회복하겠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이지, 이것을 과대하게 해석해 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단정해서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일본 내에도 여러 세력이 존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화를 바라고 있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국내에서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곧 주한미군의 철수불가론과 연계되어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일본이 군국주의를 꿈꾸는 이상, 주한미군은 동북아의 평화유지(팍스 아메리카나)와 세력 균형자로서 역할을 부여받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가 지속되는 한 주한미군 철수 운동은 대중적인 설득력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운동에서 우리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접근이 요청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어쩌면 매우 파격적인 주장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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