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보증보험 환불금 수억원 떼먹은 SK 텔레콤 대리점

SK 본사 감사팀, 충북 8개 대리점 등 5억여원 횡령 확인하고도 '쉬쉬'

등록 2000.11.18 22:35수정 2000.11.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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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대리점에서 중도해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증보험료 환불액 수억원을 부당하게 착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K텔레콤은 대리점 감사를 통해 이같은 불법행위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자체수습으로 끝내 은폐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 충북영업센터 확인 결과 도내 8개 대리점에서 총 3억여원에 달하는 보증보험 환불액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 M대리점의 경우 1억2000여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청주 J, H대리점도 4900만원, 7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다른 대리점은 300만~1000만원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100만원 이하의 소액 사고대리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본사 감사팀은 지난 7월 전국 대리점을 대상으로 일제감사를 펼친 결과 충북권 3억여원을 포함, 총 5억여원대의 보증보험 환불액을 대리점에서 빼돌린 사실을 적발했다. 환불금을 1인당 평균 1만원으로 잡더라도 가입자 5만여명의 몫이 엉뚱한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SK본사에서는 지난 8월말 해당 대리점으로부터 횡령액을 모두 회수한 뒤, 각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환불액을 찾아가도록 개별안내문을 발송하고 사건을 덮어버렸다는 것.

SK텔레콤 휴대폰(011) 가입자의 경우 가입비 5만원 이외에 요금미납에 대비한 보증보험료로 2만원을 내야 했다(올 7월부터 1만 6000원 인하) 과거에는 보증금으로 일시에 20만~80만원까지 납입했으나 가입자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 97년 7월부터 보증보험료로 대체했다.

보증보험의 계약기간은 3년으로 기간 내 중도 가입해지될 경우 남은 기간에 해당되는 보험료 환불액이 발생하게 된다. 보험료 환불액은 중도해지시 요금정산 과정에서 상계처리해 가입자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문제가 된 대리점에서는 환불액을 가입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업주나 직원이 챙긴 것이다.

특히 회사 전산망의 허점을 이용해 요금장기체납으로 직권해지된 가입자들의 보험료 환불금을 집중적으로 빼낸 것으로 나타났다. 직권해지 가입자의 경우 미납요금 때문에 환불금 반환처리를 하지않고 있는 점을 이용, 대리점에서 허위로 환불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미고 회사로부터 받아내는 수법을 동원한 것. SK텔레콤은 일부 대리점의 환불금 규모가 갑자기 커지자 지난 7월 충북도 44개 대리점에 이어 전국적인 감사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충북영업센터측은 "전산 프로그램상의 헛점을 이용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대리점에서 부당청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대리점은 사안별로 나눠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는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내렸다.

또 사고대리점에서 부당청구한 돈을 모두 환수조치해 지급대상 가입자들에게는 환불금을 찾아가도록 통보했다. 가입자 피해가 없도록 사후조치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사고대리점에 대해 형사고발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서 정부의 독과점 규제방침에 따라 신규시장 진입억제책으로 가입자 보증금 제도를 두고 했다. 016, 018, 019 등 PCS 3사의 경우에는 신규가입시 자동이체를 조건으로 보증보험료를 받지 않고 있다.

결국 SK텔레콤이 올들어 시장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요금연체에 따른 직권해지를 대폭 늘리면서 일부 대리점에서 고객관리 전산자료를 이용, 이같은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덧붙이는 글 | 청주지검 수사과는 18일 SK텔레콤 청주지역 대리점 관계자들을 소환, 보증보험 환불금 횡령경위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청주지검 수사과는 18일 SK텔레콤 청주지역 대리점 관계자들을 소환, 보증보험 환불금 횡령경위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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