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사랑공약' 꼭 지키렵니다

2년전에 만든 주영이와 민우의 ♥공약

등록 2000.12.29 12:26수정 2000.12.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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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서 공부할 자료를 찾던 아내가 불렀습니다. 갑자기 무슨 보물이나 찾은 듯 반가운 목소리로...
"형!(아내는 나를 이렇게 부른다), 이리 와 봐. 여기 대단한 게 있는데."
"뭔데 그래."
"이거 기억나?"
"그게 뭔데, 주영이와 민우의 사랑 공약!"

'앗, 이건 내가 사랑 고백할 때 제안한 거 아냐? 이런 게 아직도 있다니'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습니다.

한 2년쯤 되었을까요. 한창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뜨겁게 타오를 때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주영이랑 한 집에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공약'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곤 며칠을 씨름하여 만들어 보낸 공약을 주영이가 받아들여, 우리는 한 집에 사는 사이가 됐습니다.

그 동안 제대로 지켜진 것도 있고, 아직 실천이 부족한 공약도 있더군요. 주영이는 나의 공약 이행 점수가 75점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곁에 든든한 벗이 함께 있는 것이.
우리 둘만의 공약이었지만 이제 모두에게 공개하렵니다. 그리고 지난 날의 약속을 되새기며 반드시 지킬 것을 다짐해 봅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스스로의 공약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보며...

주영이와 민우의 ♥공약!

1. 늘 서로를 처음 사랑했을 때를 기억하자.
2. 혹 다툼이 있더라도 마음에 상처를 주지 말고, 이성적으로 해결하자.
3.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배려하자.
4. 어떠한 일이라도 서로에겐 솔직하자.
5. 서로 사생활을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자.

6. 두 집안의 부모님과 가족에 대해 잘 하자!
7. 뿌리 깊은 생활 속의 가부장제를 타도하자!
8. 밥하기는 민우가 반찬은 주영이가, 설거지, 집안 치우기는 힘 남는 사람이 하자.
9. 누구는 어떻더라 따위의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은 하지 말자.
10. 둘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를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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