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00만원에 인감증명 판 노숙자들

서울경찰청, 악덕사기조직 16명 검거

등록 2001.02.14 18:07수정 2001.02.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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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미끼로 수십억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범죄조직 일당이 검거 됐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4일 노숙자·실직자들을 이용해 수십억원을 편취한 3개파 16명을 적발, 8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3명은 추적중이며 유사 사기조직이 전국에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노숙자·실직자들에게 접근해 "인감증명,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가져오면 고액을 벌게 해 주겠다"고 속여 그들에게 100만원 상당의 돈을 주고 이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인 후 은행으로부터 담보대출을 받거나 고급 승용차를 할부로 구입하고 이를 되팔아 15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피해를 당한 노숙자 및 실직자들은 33명에 달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은 자신의 주민등록등본이나 인감서류 등이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당장 현금 100만원이 생긴다는 것에 현혹돼 일당에게 서류를 건네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경 김재규 수사3계장은 "노숙자 자신들이 재산이 없기 때문에 인감서류나 주민등록 등본이 사기에 이용되어도 아무 말을 못한다"며, "영원히 신용불량자로 낙인이 찍힐 거라는 걱정보다 일단 돈이 생긴다는 것에 만족해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사건과 피해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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