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PD 수첩이 스포츠투데이(이하 스투)의 선정성 문제와 순복음교회와의 자금 관계 의혹을 고발한 직후, 스투가 이에 대응,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스투는 3월 2일 지난달 19일 방송된 모닝스페셜, 14일과 20일 방송된 'e멋진세상' 프로그램 재탕 사례를 문제삼음으로써 PD수첩 제작 부서인 시사 교양국의 심경을 건드린 데 이어, 3월 4일에는 PD 수첩을 직접 겨냥, 취재 관행 불법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격수로 나선 이는 스투 함용일 기자와 이상민 기자
함용일 기자의 재탕 시비는 객관성이 현저하게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중론.
시청자들의 항의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많았다는 객관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진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래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프로그램을 다시 소개하자는 취지"라는 제작진들의 설명을 궁색한 해명으로 규정하는 등, 기사 내용이 다분이 감정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특히 김중배 신임 사장이 MBC 주총에서 선임된 것은 지난 2월 27일인데도 불구하고, 2월 14일, 19일, 20일 방송되었던 내용을 문제 삼아, "신임 사장의 등장 등으로 MBC의 변화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그대로인 셈이다"라는 내용을 내보낸 것은 이 기사가 지난 27일 PD 수첩 내용에 대한 보복성 기사라는 증거인 셈.
이에 비하면, 이상민 기자의 반격은 그나마 세련된 편이다. 이상민 기자가 문제 삼은 것은 잘못된 취재 관행.
이상민 기자는 PD 수첩이 상대방 동의 없이 전화통화내용을 녹취하고, '음성변조'라는 방법으로 정상적인 인터뷰인 것처럼 버젓이 방송했다며 "황색 프로그램의 전형이다", "'PD수첩'은 이제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무서운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바로 며칠 전 PD수첩이 스투를 비롯한 스포츠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사용한 바로 그 표현.
'PD수첩' 제작진이 마치 '목적은 수단을 신성시한다'는 마키아벨리식 군주론의 신봉자들처럼 보인다는 비약적인 표현까지 곁들인 이 주장은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시사 교양국 PD들이 제작하는 "PD 수첩"이 보도국 기자들이 제작하는 "2580"에 비해, 취재 방법에 있어서 과감한 것은 PD수첩 제작자들도 인정하는 바다.
그러나 그만큼 외압에 의한 PD들의 고충도 크고, 사회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힘도 크다. PD수첩이 다소 무리가 있는 취재관행에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더구나 소설 작문에 비유되는 스포츠지 기자들의 취재관행에 비추어 볼 때, 스포츠지 기자가 PD 수첩 제작진들의 취재 관행을 문제 삼은 건 적반하장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과감하게 취재하고, 몸을 사리지 않으며, 권력에 맞서는 PD들에게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
오히려 PD들에게서 투철한 기자 정신을 발견할 수 있는 이 현실을 권력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제도권 기자들은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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