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여객과장의 '감사의 편지'

'한 아버지의 열차 예매표 반환기', 그 뒷이야기

등록 2001.03.08 22:44수정 2001.03.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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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이었다. 강원지방의 갑작스런 폭설로 인하여 대학 신입생 수련회에 참석했던 아들이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들이 예매한 열차표(서울발-대전도착) 한 장을 사장시키지 않기 위하여 이곳 대전의 아비가 철도청에 문의한 결과, 상담원의 따뜻하고 성의 있는 안내로 열차표를 고스란히 반환 받게 된 사연을 오마이뉴스에 즉시 올린 바 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한 아버지의 열차 예매표 반환기<철도청 상담원의 친절함을 나눠드립니다> 라는 제목으로 2월 24일∼26일에 메인 페이지에 올려 주었다.


놀라운 독자의 반응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은 독자의 의견들이 올라왔다. <자세한 절차를 알려 주어 고맙다>는 의견을 올려 주신 제주의 구귀남 님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든 그 절차나 제도를 몰라 당황하다가 그만 시기를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실제의 경험을 토대로 자세히 절차를 안내해 주어 감사하다"고 했고,

<정말 좋은 정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주신 한 시민은 이런 기사 때문에 "오마이뉴스에 온 보람을 느낀다면서, 기존 언론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생생한 정보"라면서 이런 기사를 올려 준 필자와 오마이뉴스에 감사한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찬사'뿐 아니라 '충고'의 글도…

<이런 게 기사지>라는 색다른 제목의 의견을 주신 정희균 님은 "나도 그런 일을 당했을 때 귀찮아서 그만 두어버렸다" 면서 "아드님은 무사히 돌아 왔느냐"고 아들의 안부까지 물어 왔다. 그러나 이렇게 따뜻한 찬사의 의견만 올라 온 것은 아니었다.

<철도청 공무원들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제목으로 의견을 올려 준 한 독자(카라)는 "열차표의 반환 번호만으로도 충분히 반환이 가능해야 하는데, 필자가 너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철도 당국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함께 "철도청 직원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독자들

그러나 'white'라는 이름으로 의견을 주신 분은 "기차표는 대부분 반환이 안되고 50%밖에 환불받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면서 "자칫 무척 짜증나고 지리한 작업이었을 텐데, 친절한 철도청 직원이나 사물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필자의 덕에 좋은 기사가 탄생한 것 간다"고 칭찬한 뒤, "대전 역에서 과연 반환을 받았는지 그 뒷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고 깊은 관심을 표해 주었다.


이에 필자는 소중한 의견을 올려 주신 한 분 한 분에게 일일이 답장을 드렸고, 아들이 무사히 귀가하기까지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빠짐없이 올렸다. 이 밖에도 이 기사를 읽어 주신 독자가 이틀동안 무려 3천여 명이 넘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따뜻한 관심 주신 모든 분들에 깊이 감사드린다.

철도 당국자의 '감사의 편지'에 큰 보람 느껴

그런데, 오늘(3월 8일 오후) 뜻하지 않은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필자로서 가장 반가운 메일 한 통을 받은 것이다. 다름 아닌 철도청 당국(여객과장)으로부터 받은 '감사의 편지'였다.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철도 당국자가 오마이뉴스에 실린 나의 경험담과 독자의 의견들을 정밀하게 읽고, 필자가 명시한 '친절한 철도 상담원' 정미경 씨를 격려하고 그 노고를 치하하였다는 회신이었으며, 지적한 의견에 대하여는 오는 4월 1일부터 실시하는 전국 순회교육 때'교육자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이 기사에 깊은 관심 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참고가 될까하여 편지 전문을 소개한다.


철도청 여객과장의 편지(전문)

윤승원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항상 철도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좋은 의견을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객님께서 칭찬하여 주신 상담원 '정미경 씨'는 직접 격려의 전화를 하였으며, 노고를 치하하여 더욱 열심히 근무할 수 있도록 격려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 청에서는 시대적 변천에 따른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영업관련 제도를 고객위주로 전면적으로 개정하기 위하여 전력을 기울여 왔으며, 마침내 올 4월 1일부터 전면적으로 개정된 영업제도로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편리하고 친절한 철도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전면개정된 내용에 대하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전에 순회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고객님의 이러한 좋은 의견을 교육자료로 적극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취지로 승차권 반환의 경우 부득이한 사유로 정해진 시간에 승차하실 수 없을 경우 전화로 반환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천재지변 등의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운임·요금 전액을 반환할 수 있도록 영업관련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철도에 대한 깊은 관심에 감사드리면서,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라며 귀하의 가정과 인터넷 신문사 '오마이뉴스'에도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2001. 3. 8.

영업본부 여객과장 이OO 드림

덧붙이는 글 | 친절한 철도상담원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노고치하를 해 주시고, 필자에게는 직접 감사의 편지를 보내주신 철도청 여객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고객 편의위주의 친절한 철도행정을 펼치시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친절한 철도상담원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노고치하를 해 주시고, 필자에게는 직접 감사의 편지를 보내주신 철도청 여객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고객 편의위주의 친절한 철도행정을 펼치시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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