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이 '도덕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12일 “현재로선 요금 인상 발표보다 제주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경영수지 공개가 필요한 시점인만큼 인상시기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고 밝힌지 딱 하루만에 기습적으로 자사홈페지에 인상안을 게재했다.
대한항공도 지난달 22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도민들을 초청한 가운데 '하르방'이 그려진 관광홍보기 ‘하르비’출항식을 갖고, 바로 다음날 전국 평균 12% 요금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아시아나는 “요금 인상 발표와 함께 인상요인과 적자규모 등 경영수지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하고도 이날 경영수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술 더 떠 “제주도민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 비록 직접적 할인혜택은 어렵겠지만 관광지역임을 감안해 단체요금 할인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차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거짓으로 밀어부쳤다.
아시아나는 오히려 슬그머니 올린 다음날(14일)에야 언론에 공식발표를 하면서까지 '발뺌하기'에 급급했다.
도민 반응
아시아나항공의 요금 인상 계획이 기습적으로 발표되자 도민들은 “두 항공사는 기업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양심을 저버렸다”며 일제히 분노를 표출했다.
주부인 고미경(32.제주시 연동) 씨는 “대한항공이 인상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마치 계획이 없다는 듯 지켜보기만 했던 아시아나항공이 뒤늦게 인상 계획을 발표한 것은 도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두 항공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회사원인 김승철(36.제주시 일도2동) 씨는 “관광객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과 도민들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고, “항공사들의 일방적인 요금 인상은 도민들에게 아예 뭍 나들이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참여자치와 환경보전을 위한 제주범도민회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안티칼아시아나’를 비롯해 도.시.군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분노에 찬 도민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라봉'이라는 한 네티즌은 "색똥(ASIANA)도 칼(KAL)과 같이 배신을 때렸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시민단체 반응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요금 인상 계획 발표가 지금까지 공공연히 나돌았던 두 항공사의 항공요금 인상 담합 의혹이 사실임을 드러낸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참여자치와 환경보전을 위한 제주범도민회(공동대표 김민호.조성윤)와 제주경실련(공동대표 허인옥.고충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시아나항공의 요금 인상은 사전에 대한항공과 담합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더욱이 요금 인상률도 대한항공과 동일해 공정거래법에 금지된 명백한 담합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촉구의 강도를 높였다.
아시아나, "돈 안되는 노선 더 이상 운항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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