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의 <아침 뉴스 브리핑>

침묵의 카르텔에서 '이구동성의 카르텔'로?

등록 2001.04.20 05:08수정 2001.04.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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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말에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고 했습니다. 곡우란 말 그대로 봄비가 내려 온갖 곡식이 윤택해진다는 뜻이죠.

오늘이 곡우인데 전국은 봄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밭곡식이 문제가 되는데 마늘 잎이 말라가고 봄배추 모종이 목이 말라 시들고 보리는 제대로 자라지도 않은 채 이삭이 패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비가 조금밖에 오지 않는다는군요. 시원한 곡우가 내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또 오늘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어제 장애인편의시설 촉진 시민연대 등 24개 시민단체가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발족식을 열고, 장애인의 대중교통수단 및 편의시설 이용을 위한 당국의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사람은 식물이 아닙니다.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하지도 못하게 하면서 아무런 문제도 못 느낀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정신적 장애를 보여 주는 증거입니다.

미국이 폭발하면 우리도 달아오른다?

오랜 가뭄 속에 단비가 내린 곳이 있습니다. 한국의 증권시장입니다. 19일 미국 증시의 폭발이 알려지자 한국 증시도 덩달아 달아 올라서 종합주가지수는 4.31% 오른 563.31, 코스닥지수는 3.75% 올라서 74.90으로 마감했습니다.


물론 미국 증시의 폭발이 주요인입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3.91%, 나스닥 지수는 8.1% 올랐다니까 한국증시도 그야말로 친구따라 강남가는 격입니다. 어제 정리해 드린대로 미국주가가 오른 것은 미 연방준비위의 금리 인하 때문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하의 배경과 전망에 대해서는 뉴욕타임즈의 기사 를 참조하십시오


KDI, 경제전망 수정 - 올 하반기도 경제회복 어려울 듯

한편 KDI는 19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한국경제성장율이 4.3% 정도까지 떨어질 것이고(작년 12월 27일 전망은 5.1%) 미국경제가 나빠지면 3%대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결국 미국경제도, 한국경제도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급등했다는 역설이 나오는군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과연 주식시장이 경제를 올바로 반영하는 거냐는 회의도 경제학계에서 나오는 거겠죠.

국제금융자본의 행태 - 칼라일 펀드의 경우

증시 관련된 뉴스 하나 더 전해 드립니다. 대한매일은 칼라일 펀드의 예를 들어 국제투기자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칼라일 펀드, 양이냐 늑대냐


이 기사는 한미은행노조의 주장을 싣고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미국의 칼라일 펀드가 하나은행과의 합병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합니다. "은행산업 구조 개편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들어온 칼라일 펀드가 실제로는 단기 주가차익만 올리고 합병은 무산시켰다는 겁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19일 금융감독원도 협상과정에서 기업과 금융기관의 정보만 챙기거나 단기 시세차익을 위해 무리한 조건을 내걸어서 협상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는데요, 과거의 찬양 일변도에서 벗어나서 지금이라도 뭔가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침묵의 카르텔에서 이구동성의 카르텔로?

오마이뉴스에서도 지적했지만 어제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사실은 똑같이 시장 원리를 내세워서 신문고시를 비판했습니다. 한마디로 신문고시는 시장의 자유를 해치는 규제라는 건데요, 이제 침묵의 카르텔에서 이구동성의 카르텔로 '진화'한 듯 합니다.

이에 대해 한겨레의 정연주 논설 주간은 독점이라는 시장실패를 고치기 위해서는 신문고시와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시장우상 숭배자들


동아는 어제의 사설에 이어서 이번에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박승록 소장의 글을 실었으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장경제와는 먼 신문고시

경제학 교과서를 보는 느낌인데요. 왜 동아일보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재벌은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을까요?

부부재산 약정 등기?

봄가뭄이라면서 시원한 소식 좀 없냐구요? 여기 있습니다.
부부재산 약정 등기라고 아십니까? 조사를 해 보니까 비송사건절차법이라는 데 나오는데요, 예비부부가 결혼 후의 재산관리와 이혼시의 처분방법 등을 미리 계약하는 등기랍니다.

중요한 건 이 등기를 최초로 신청한 예비부부가 탄생했다는 사실입니다. 오는 6월에 결혼할 이상호 씨와 이지용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상속재산은 부부의 공유재산으로 하고 각자의 주식투자와 자동차는 별도 재산을 각자 관리하며 주택은 남편과 아내가 6 대 4 비율로 재산권을 행사하는 내용의 부부재산 약정을 했다고 합니다.

이혼할 땐 재산 이렇게 나누자

이 기사는 건조하지만 이 예비부부는 가사의 분담과 같이 평등한 부부로서 살아가기 위한 많은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부부재산 약정 등기, 한번 생각해 보시죠.

<단신>

민주 초재선, 김중권 대표 책임론 제기

민주당 내 '바른 정치를 위한 모임'(회장 신기남)은 "대우자동차 사건, 경제 상황 악화, 여당 지지율 저하 등과 관련해 국면을 전환할 쇄신조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김중권 대표의 교체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김대표가 "5.6공 출신이라는 점 등 때문에 민심을 끌어당기는 데 한계가 있고 스스로 대선주자의 한 사람이어서 경쟁을 공정하게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채 이자율 제한과 무기한 단속

최근 개인 빚이 늘어나면서 고리사채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민주당에서는 사채 이자율 제한법을 추진하기로 했고 검찰은 악덕고리사채업자에 대한 무기한 특별 단속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고소득 전문직 단체 개혁 좌절

규제개혁위원회는 19일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변호사협회 등 사업자 단체의 독점적 지위를 없애기 위해 복수단체 설립 허용과 회원 가입 강제 조항 폐지를 추진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수정 의결되거나 폐기돼 사실상 무산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직은 윤리강령 등에 의해 스스로를 규제해야 하는데 자신들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여전히 특권에 집착하고 있군요. 우리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는 힘 중 하나입니다.

경찰, 의약비리 수사 중단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경찰의 의약비리 수사 중단을 비판했습니다. 보험급여의 허위, 과당 청구, 진단서 허위발급, 리베이트 증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지 물과 열흘여 만의 일이라는 점에서 의약계의 로비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는데요.

로비 정도가 아니라 의협 등에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발표하는 등 협박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봐야겠습니다.

한겨레, CBS 권호경 사장 퇴진 권유

한겨레신문은 사설에서 CBS 권호경 사장의 퇴진을 권유했습니다. 신문사가 공식으로 다른 방송사 사장의 퇴진을 '권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요, CBS가 200일 가까운 파업에 휘말리면서 파행방송을 하고 있는 데는 권호경사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광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 김중배 MBC 사장 출석 요구

국회 문광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MBC가 18일 뉴스데스크에서 '한나라당이 최근 언론개혁을 바라는 여론을 외면하고 정략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20일 국회 문광위를 긴급 소집, 김중배 MBC사장을 출석시켜 보도 경위를 추궁하기로 했답니다.

반면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비판은 '한나라당식 오만과 독선의 전형'이라고 논평했는데요, 언론개혁 문제가 이렇게 정쟁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CIH 바이러스 주의하세요!

정보통신부는 지난 2년간 국내 pc에 큰 피해를 입힌 CIH 바이러스가 오는 4월 26일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판단해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백신프로그램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미리 점검해야 하는데요, 안철수 연구소(www.ahnlab.com), 하우리(www.hauri.co.kr) 등에서 백신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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