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포문고>, 여기 서점 맞아요?

"고객님, 편하게 구경하세요"

등록 2001.04.27 02:20수정 2001.04.2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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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가, 화랑인가, 아니면 서점인가?'

25일, 개점을 맞아 화환과 풍선으로 한껏 꾸민 부산 남포동의 남포문고를 들어서는 순간 드는 생각이다. 이날은 지난 12월 중순 이미 문을 연 남포문고가 뒤늦게마나 고객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한 날이다.


현재 중구 남포동에 자리잡은 남포문고는 서점이라기보다는 안방만큼이나 편안한 공간으로 보인다. 이유인즉슨 '고객 우선주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러 면에서 여느 서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1층에는 카키색 책장들이 줄지어 있다. 이것은 고객의 눈이 쉽게 피곤해지지 않도록 고안해 낸 배려. 또 다른 건물보다 천장이 높다는 장점을 이용해 천장과 책장 사이 여유 공간에는 그림을 배치해 고개를 드는 순간 '화랑의 세계'로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손이 닿지 않는 책은 쉽게 뽑을 수 있도록 곳곳에 사다리를 놓아뒀다.

하지만 남포 문고의 야심작은 단연 북카페. 2층에 자리잡은 이것은 책 구경 중 아픈 다리를 쉬게 하고, 약속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느끼는 무료함을 잊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여기는 바깥 정경을 만끽 할 수 있는 창가와 편히 볼 수 있도록 책을 펼쳐놓았다.

종종 남포문고를 찾는다는 박현아(22) 씨는 "다른 곳보다 책도 잘 정돈 돼 있고, 인테리어도 산뜻해서 자주 찾게 돼요. 곳곳에서 고객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기도 하구요"라고 서점을 찾는 이유를 전했다.

남포문고는 이러한 편의 시설뿐만 아니라 고객관리 차원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먼저 남포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북새통에서는 카드를 발급해 포인트가 일정 정도 적립되면 문화상품권 등을 선사하고 있다.

또 북새통 인터넷에서는 게임이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어 벌써 한 달 동안 7000여 명의 고객을 확보한 상태이다. 더불어 고객을 위해 인터넷에서 주문하거나 무상으로 배달을 해주는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한편 고객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의 강좌를 열고, 오는 7월부터는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독후감 공모전도 할 예정이다.

남포문고 김영제 부장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이러한 방안을 마련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스스로가 제대로 권리를 찾아 누렸으면 좋겠어요"라며 당부의 말을 전한다.


점점 고객들로부터 소외 당하고 있는 서점. 하지만 남포문고와 같이 고객편의를 위한 노력들만 보인다면 언제든 '북새통'을 이루는 곳으로 변할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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