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무너뜨리는 계기"

<인터뷰> 남북 노동절 대회 참가한 윤부한 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

등록 2001.05.03 22:01수정 2001.05.0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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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세계노동자의 날을 맞아 분단 이후 최초로 남과 북의 천여명의 노동자들이 한데 어울러져 노동절 행사를 치뤘다.

이번 행사는 '6.15 남북(북남)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나라의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남북(북남) 노동절 대회'라는 이름하에 남측의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총연맹(한국노총), 북측의 조선직업총동맹(직총)이 공동 개최했다.

무사히 행사를 치르고 2일 도착한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회 위원장 윤부한 씨를 만나 이번 행사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 이번 노동절 대회를 남과 북이 함께 하게 된 계기는
"99년 남북 노동자 축구 대회, 2000년 11월 남북 노동자 대토론회를 비롯하여 그 동안 노동계에서도 통일을 위한 준비를 줄기차게 해왔다. 또 6.15남북 공동선언 이후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이를 함께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부시정권의 집권 이후 무르익은 통일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노동자들이 나서서 다시금 그 열기를 일구어 가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되었다."

- 출항하기 전 몇 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 때 정확한 상황은
"예정대로라면 4월 30일 오전에 상선 투쟁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이규재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의 방북을 불허하고 나서면서 싸움이 일어났다. 애초 민주노총에서는 이규재 위원장의 진두지휘하에 가기로 원칙을 세운 만큼 그것을 지키기 위해 상선 투쟁을 벌렸고 시간이 지연되면서 한국노총을 비롯하여 서로간에 많은 논의가 오갔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민주노총 뿐만 아니라 세 단체가 함께 한 것이고 대회의 의미도 큰 만큼 무산시키는 것은 안 된다라는 생각에 임시대행의 지휘하에 출항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4월 30일에는 계획돼 있던 행사들이 다 취소되는 결과를 빚었다."

- 만나서 주로 어떤 행사들을 했나
"1일에 많은 행사가 있었다. 먼저 세 단체가 환영사 및 연대 발언을 하고 직총 산하의 문화 선전단과 교예단이 축하 공연을 했다. 또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혼합이 돼 '자주'와 '단합'팀으로 나눠 축구대회도 하고, 대동놀이도 하면서 정말 신명나게 즐겼다. 다음날에는 직총 노동자들과 함께 금강산도 등반하였고, 헤어질 때는 정말 뜨겁게 인사도 나눴다."

- 북측의 반응은 어떠했나
"아주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행사를 치른 금강산 온정각 행사장은 남한 사람들에게는 처음으로 공개하는 장소라고 하고, 또 식사도 평사시보다 아주 맛있는 식단이라고 귀띔해줬다. 노동자들도 하나같이 통일에 대한 염원이 가득했다. 또 노래할 때도 '대동'이라는 의미를 새삼 실감케 할 정도로 끈끈한 정을 느꼈다."

- 이번 행사를 치른 소감은 어떤가
"개인적인 감정을 차치하고 돌아오는 길에 자신들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민주노총 측은 평소에 많은 강연회나 학습을 하고 가서 북의 실상을 보고 확인하는 정도였다면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은 그간 북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시각들을 깡그리 무너뜨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입을 모았다."


- 앞으로 남과 북의 관계 속에서 노동자들은 어떤 활동을 펼칠 것인가.
"이번 행사가 단지 일회성이나 관광차원의 것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가 얻은 감동 등은 강연회나 집회 등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알려나갈 것이고 노동자들이 주축이 돼 통일을 사업들을 펼쳐 나갈 것이다. 특히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행사와 8.15통일사업을 위해서도 주력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이번에 가서 한 가지 확인하고 온 것이 있다면 '남남북녀'. 북측 여성들은 정말 여성분들이 아름다웠다."
- '북녀'는 인정한다 손치더라도 '남남'은 아닌 것 같은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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