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인 릴레이 시위` 총연출 한 문한별 씨

우리에게는 웃음을! 그들에게는 울음을!

등록 2001.05.16 22:46수정 2001.05.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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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구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는 지난 3월 26일부터 `안티조선 1인 릴레이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공동대표인 김동민 교수를 시발로 오는 17일까지 진행될 `1인 릴레이 시위`는 안티조선 사이트 `우리모두`에서 `어른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문한별(42) 씨가 총 연출을 맡아 만든 작품이다.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릴 `1인 릴레이 시위`의 이모저모와 이후 전망에 대해 문한별 씨를 통해 알아봤다.

- 처음 이번 1인 릴레이 시위를 맡게 된 계기는
"한 마디로 `우연한 기회`에 떠맡은 격이다. 애초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에서는 3월 중순부터 5일 동안 1인 시위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단기간인 5일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왕할 바에 광주항쟁 기념일까지 하자고 의견을 냈고 제안을 한 내가 결국은 총 책임까지 지게 된 것이다."

- 이러한 1인 릴레이 시위가 지니는 의미는
"이것은 안티조선운동 차원에서 조선일보의 문제점을 알린다는 점에 서 홍보효과가 크다. 또 그간의 미시적인 운동에서 탈피해 교수, 학생, 장애인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좀더 대중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준다. 물론 말 그대로 1인이 하는 것인만큼 무슨 힘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낙수물 한방울, 한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작은 힘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룰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 어떤 식으로 시위는 진행되는가
"매일 11시 50분부터 12시 50분까지 약 한시간 동안 시위를 벌인다.
앞, 뒤에 조선일보의 잘못된 행각에 대한 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조선일보쪽과 몸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많아서 어떤 것을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음..) 문정현 신부님이 시위를 벌이는 날 땡볕에 얼굴이 까맣게 타면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앙의 힘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을 계기로 나 또한 문신부님이 하는 소파개정운동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또 조선일보쪽으로부터 벌금 30만원을 받은 대학생이 아버지가 함께 참여한 시위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특히 그의 아버지는 시위에 설 생각으로 삼일 전부터 식음을 전폐하고 기도했다며 쓴 메모를 건네줘 송구스러울 정도였다.

이외에도 새마을 운동 모자를 쓰고 온 옥천신문 편집국장 오한흥 씨, <말>지 정지환 기자, 강정구, 김정란, 김민수 교수, 오동명 전 중앙일보 기자가 참여해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어쨌든 다들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조선일보 사옥 도로 한 계단 위에 서서 시위를 진행한다. 그런데 조선일보쪽에서는 "여기는 우리 땅이다"이라고 말하면서 굳이 내려가라고 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민가협 어머니들이 할 때는 조선일보쪽도 무서워 일언반구도 못한다. 내려가라고 말하는 즉시 되레 "이눔들아!"하고 호통을 치니 말이다.


또 조선일보쪽에서는 매일같이 관리자가 나와 시위내용과 사람을 기록하고 유인물을 가지고 가는 등 우리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한껏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얼마 전에는 기자가 직접 나와 취재해 가기도 했다. 결국 우리에게는 웃음을 주는 운동이 그들에게는 하루하루 울상을 지울만큼 곤욕스러웠을 것이다."

-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지나가다 힘들지 않냐며 음료수나 후원금을 건네는 분도 있다. 또 엄지손가락을 들어 "화이팅"을 외치면서 격려의 말을 해 주기도 한다.
반면에 `세상을 좀 더 융통성 있게 살라`, `그냥 잘 먹고 잘 살면 되지 않냐`라며 조금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 추진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처음 시위에 참가할 사람들의 명단도 하나 없이 시작했다. 그래서 일일이 부탁을 하면서 격려의 말을 듣기도 했지만 욕을 얻어먹기도 했다. 또 매일같이 진행되는 시위를 위해 사진을 찍거나 도우미가 필요한데 일손이 부족해 난감한 적도 있었다. 재정적인 문제에서도 그다지 자유로운 것을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지원자가 너무 많아 오히려 곤란했고 너도나도 후원을 해 줘 오히려 돈이 남는 정도이다.

- 이번 릴레이 시위의 이후는 계획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위를 끝으로 그만 둘 것이지만 이 여세를 몰아 안티조선쪽에서 2차, 3차 릴레이 시위를 진행 할 예정이다."

- 이번 시위를 연출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이전과 이후, 나 스스로가 변할 만큼 많은 것을 배웠다. 먹물 근성이 강한 나였지만 이번 시위를 통해 이제 머리로 이리저리 재는 것이 아니라 단순무식하더라도 발로 직접 뛰면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한 것을 알았다. 어쨌든 참으로 많은 것을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 같은 시위는 혼자라도 자신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시작은 비록 한 사람일지라도 시작이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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