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웹진 `월장` 관련 기자회견 열려

가해자 사과·적극적인 경찰 수사 요구

등록 2001.05.23 21:40수정 2001.05.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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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전 11시, 부산대 웹진 `월장` 관련 사이버 성폭력 대책위 기자회견이 부산성폭력상담소 교육관에서 열렸다.

이재순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사회를 맡은 기자회견은 △사건 경과 보고 △월장 입장 및 피해자 입장 발표 △대책위 성명서 낭독 △질의 및 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부산대 총여학생회장 이석윤미 씨는 날짜별로 그 동안 벌어진 사건들을 정리해 발제했다.

지난 4월 25일 본격적으로 문을 연 부산대 페미니즘 웹진 `월장`(home.pusan.ac.kr/∼wallzang)은 `도마 위의 예비역`이라는 주제로 첫 선을 보였다. 이는 그 동안 공공연하게 이야기 해온 `예비역 문화`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격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와 관련된 꼭지 기사인 △내리까시 △술자리에서의 성희롱 △게으름 등의 내용을 담은 `예비역이 싫은 몇 가지 이유`를 특히 문제삼아 등 이틀만에 415건의 게시물을 등록, 1200여 페이지 가량의 게시물 중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대부분의 게시물에 `이런 재수 없는 월장 개새끼들`, `씹 같은 월장` 등 심한 욕설들로 도배했다.

더욱이 월장쪽 동호회인 프리챌에 가입한 회원 중 10명의 명단을 포르노 사이트 등 여러 사이트에 이름, 핸드폰 번호, 집 번호 등을 공개해 사이버 성폭력을 가했다. 실제 김모 양을 비롯한 피해자들은 폰섹스를 요구하는 전화가 오는 등 심지어 전화번호가 잘못 기록된 40대 주부가 섹스사이트에 올려져 사이버 수사대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월장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대책위를 구성, 활동 중이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은 신변 위협과 언어적인 성폭력, 폰섹스 요구로 불안에 시달리고 실정이다.


한편 이같은 월장의 문제제기에 반기를 든 이들은 `싸잡아 예비역을 비난하는 것` 등을 문제삼아 안티월장(www.freechal.com/antiwallzzang)을 개설하고 법적 대응도 마련 중이다.

이번 사태에 월장쪽은 " `조심해라`, `강간하겠다` 등의 말을 비롯, `만나며 죽이겠다` 등 현실 생활까지 영향을 미치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혼자 수업에 들어가는 것도 두렵고 밤늦게 귀가하는 것이 무서워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도 못한 채 낮에 집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한다.또 월장쪽은 "기사를 보고 화가 나더라도 이것은 엄연히 테러이고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성폭력 사건이라고 여긴다"며 이번 사건을 여성의 입으로 여성의 눈으로 풀어갈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대책위는 △사이버 성폭력 가해자들의 즉각적인 사과 △ 사이버 테러 중지 △경찰의 수사강화 △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법적 조치를 마련 등 요구안을 내놓았다.


또 대책위는 인터넷 신상공개 합성 사진 게재 인터넷상의 성적 욕설 경험 등의 피해를 입은 사이버 성폭력 사례 모집, 부산대학교와 경찰을 방문해 성폭력학칙개정과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할 전망이다.

오는 4일에는 사이버 성폭력의 개념과 현행 법체계 대안에 대한 논의를 위한 사이버 성폭력 토론회를 가지고, 6월과 7월에는 사이버 성폭력 반대 캠페인 개최를 벌일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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