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조간-6월26일]
25일 저녁에 나온 26일자 조간. 이런 맛에 신문은 두 개 이상을 비교하며 본다.
민주당은 25일 오전 8시30분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와 관련해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전용학 대변인은 이 회의에서 당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언론기업의 탈세 등 탈법행위를 막고 공정한 신문시장의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진정한 '언론의 자유'를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부패한 언론기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언론의 자유를 꽃피울 수 없다."
이런 민주당의 발표는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면서도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정면 대응을 삼가온 이제까지의 방침을 수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에 대한 <한겨레>와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가 전혀 다르다. 우선 한겨레.
한겨레 1면 탑 "부패언론 정면대응"
한겨레는 이 내용을 「"부패언론 정면대응"」이라는 제목과 「민주당, 왜곡보도 단호대처 결의」라는 부제로 뽑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의 첫부분을 살펴보자.
민주당은 25일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와 관련해 '부패한 언론기업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하는 등 한나라당의 공세뿐 아니라 일부 언론사의 왜곡보도에도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부패한 언론기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언론의 자유를 꽃피울 수 없다"는 방침을 정리했다고 전용학 대변인이 밝혔다.
이어 한겨레는 3면에 「탈세언론 정치적 전술에 여당 전선확대 정면돌파」라는 제목으로 3단 해설기사를 내보냈고, 5면에는 「"지난 세무조사와 성격 달라, 우리도 도덕성 확보 노력을"」이라는 제목으로 이협 총재비서실장, 한화갑·김근태 최고위원, 노무현 상임고문, 이해찬 정책위의장, 김중권 대표의 발언록을 실었다. 이 기사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25일 최고위원과 상임고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주당 확대 간부회의에서는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와 관련한 논란의 본질이 '부패한 언론기업'에 있다고 지적하는 강경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조선 "언론관련 독설"
이번에는 조선일보. 조선은 이 내용을 2면과 4면에 보도했다. 역시 의원 발언록인 4면 기사의 제목은 「"수구언론은 反개혁 反통일 세력"」이다. 의미심장한 것은 제목 위에 어깨로 걸친 다음과 같은 부제. 「민주당서 나온 언론관련 毒舌」. 첫 문장은 이렇다.
민주당이 연일 언론을 향해 입에 담지못한 독설(毒舌)을 퍼붓고 있다. 25일에는 공식 논평과 당 확대 간부회의 브리핑을 통해 "부패한 언론기업", "최후의 독재권력"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조선일보는 '독설'을 했다는 노무현·채영석 고문, 이해찬·이종걸·김민석·신기남·전용학 의원의 사진을 기사 윗부분에 차례차례 실었다. 또한 3면 '기자수첩'에는 최준석 정치부 차장대우가 직접 나서 "민주당이 이날 보인 '대 언론 언어폭력'은 언론자유의 꽃을 피우기는커녕, 싹부터 자르는 극단적 언론 혐오요, 언론 말살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느낌이었다"고 비판했다.
같은 사안을 전하는 한겨레와 조선의 차이. 과연 누가 맞을까. 25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나온 민주당 간부들의 발언은 과연 "부패언론 정면대응"일까 "언론관련 독설"일까.
또다른 족벌언론인 중앙일보는 26일자 초판에 이와 관련, 다음과 같은 아주 재미있는 만평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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