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삼방파 이렇게 살아왔다

인간이길 거부한 사나이들

등록 2001.07.03 01:46수정 2001.07.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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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년부터 김해시는 신시가지가 조성되면서 부산, 창원, 마산 등지에서 유입인구가 늘어났다. 이들이 터를 잡으며 유흥주점 등 이권과 상권을 장악해 감에 따라 당시 김해지역 공단, 부원, 발리파 등의 이름으로 폭력배 행세를 하던 불량배들이 부산, 마산 등지 폭력배들의 김해지역 침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대안으로 세력을 규합하여 삼방파(두목 문영수·가명·35세 폭력 등 16범)를 결성했다. 그들은 점차 김해, 부산, 마산 등지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가며 사채업자, 주점 등을 상대로 업소보호비, 술값, 변호사 선임비, 청부폭력 등 51명의 조직이 300여회에 걸쳐 4억3254만3000원을 강탈했다.

문영수(가명) 주변으로 모인 삼방파

두목 문영수는 지난 98년 9월 22일 자정 무렵. 김해 어방동 소재 ○○영상주점에서 김모, 이모 씨와 술값 문제로 시비가 벌어지자 웃옷을 벗고 문신을 보이면서 양손에 횟칼을 1자루씩 들고 김, 이모 씨의 좌측대퇴부 심부열상을 입히는 잔혹함과 대담성을 보였다. 문은 이때부터 쌍칼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주변의 불량배들이 문의 대담성에 감동(?)되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세력을 구축한 삼방파는 문영수를 두목으로 조직원들은 유니폼 등 복장을 통일하고 조직이탈 방지 및 단합을 목적으로 축구대회 등 체육행사를 개최하여 조직 건재와 위력을 과시하며 잔악성과 대담성을 키워나갔다.

"선배 말은 무조건 복종, 배신은 용서되지 않는다"는 표어를 불문율처럼 규율로 정하고 김해지역 주점가, 폭력세계는 우리가 장악하고 관리한다는 목표아래 조직원들을 칼, 야구방망이, 목검, 각목 등의 범행도구로 무장시켰다.

조직위력 과시 및 청부폭행

삼방파가 결성된 약 한달 후인 10월경. 조직원 허영국(가명·32·폭력 등 13범·행동대장)이 복역 중 알게된 마산지역 폭력배 일명 깜상과 술자리에서 시비가 일었다. 이들이 깜상을 폭행하자 깜상은 자신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삼방파 조직원 김성만(가명·12범·삼방파 참모)을 폭행했다. 이렇게 치고 받는 싸움이 일자 삼방파는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자는 반드시 보복한다는 의지로 조직원 11명을 동원, 야구방망이, 톱, 각목 등으로 무장한 후, 깜상을 찾아 마산, 창원일대 주점가를 뒤지며 재물을 부수는 등 조직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한동안 무법천지를 만들었다.

지난 1월 이모 씨는 (주)S종합건설(대표 44·김모)부도로 1억8500만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자 두목 문을 해결사로 고용했다. 문은 조직원 이상기 등 10명에게 “사장 김씨를 차에 태워 산으로 끌고 가라, 만약 반항을 하면 알아서 처리하고 교도소에 가라”고 공갈하면서 S건설대표 김 씨에게 “계열사 (주)S산업 주식의 양도서류를 빨리 작성하라”며 약 3시간 30분간 감금한 상태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수 차례 가격 폭행하여 늑골골절상 등 8주 상해를 입혔다.

이렇게 폭행당한 김모 씨가 병원에 입원, 연락이 안 되자 동생 김모 씨(39·B산업대표)에게까지 접근 사무실로 의뢰인 이모 씨와 두목 문이 방문했다. “S산업 서류와 인감을 내 놓으라” “이 ×새끼가 말을 듣지 않네”라며 이를 지켜보고 있던 조직원들과 합세하여 발로 가슴, 얼굴을 폭행했다. 이 사건은 미수에 그쳤지만 자칫 6억원 상당의 철구조물 공장을 강탈당할 뻔했던 청부폭력사건이었다.

또 이들은 99년 6월 초순경 부산 사하구 소재 모 횟집을 찾아 이 모 씨에게 “구속된 조직원들의 변호사 선임비가 필요하다”고 협박하여 500만원을 뜯는 등 30여명으로부터 1억9264만원을 갈취했다. 지난해에는 김해시 부원동 여모(44·중앙투자사무실) 씨를 찾아가 겁을 주며 “돈을 빌려달라”는 수법으로 모두 12회에 걸쳐 2900만원을 갈취했다.

또 이들은 유흥주점, 야간업소 등을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조직원을 지배인으로 고용하기를 종용하는 수법으로 3년간 110회에 거쳐 1억5590만원 상당을 갈취하기도 했다.

평소 삼방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어방동 소재 모 주점을 찾아 가서는 160만원 상당의 계산서에 '온천폭력주식회사 남실장'이라고 싸인하여 겁을 준 뒤 계산을 면탈하는 비열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두목 문과 행동대장 양승일(가명 32·14범) 등 조직원 10명은 노래방 5곳을 차례로 방문하여 자신들의 말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야구방망이 등 흉기를 사용, 출입구, 집기류를 부수는 난폭함을 보여 3473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는 행패를 부렸다.

이들의 비행은 청부폭력동원 3회, 조직원 이탈방지폭력 5회, 주점 종업원 폭행 등 일반폭력 7회, 주점업소보호비 명목 110회 1억5590만원, 주점 술값갈취 62회 4927만원, 변호사 선임비용 105회 1억9264만3000원, 주점난동 기물손괴 5회 3,473만원 등 총 4억3254만3000원을 갈취한 혐의가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의 쾌거

경남경찰청(청장 성락식)기동수사대 폭력 2반(반장 이상용)은 삼방파의 행위가 점점 노골화된다는 첩보를 입수하여 전담반 10명을 편성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두달간 김해시 모 여관에서 합숙하며 삼방파의 뒤를 미행, 검거작전에 돌입하여 삼방파 51명 중 두목 문영수를 비롯하여 행동대장 등 30명을 검거하고 24명 구속, 6명 불구속, 달아난 미검자 21명을 전국에 지명수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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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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