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씨가 미국망명 목적으로 방미를 추진한다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이라면 황 씨의 방미는 당분간 보류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황 씨가 남한으로 귀순하면서 단물쓴물 다 맛보고 이제 미국으로 간다면 애초부터 미국이나 제3국으로 갔어야 옳았다.
현재의 미묘한 시점에서 미국으로 망명한다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안된다고 본다. 특히 정부와의 햇볕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어온 황씨의 경우 진전되는 남북화해분위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이해에 따라 국익을 손상시키는 꼭두각시가 될 확률이 대단히 크다고 볼수 있다.
황 씨 자신도 망명을 하고자 한다면 남북문제가 작년 남북정상이 합의했던 수준의 결과가 가시화 되는 시점이든지 최소 차기 대통령선거 이후로 시기를 옮기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 오해의 소지를 피하는 길임과 동시에 국익을 위해서 타당하다고 본다.
만일 망명으로 결론이 난다면 황 씨 문제로 국내내정이 더욱 혼란스러움과 여야간의 정쟁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미국의 대한반도정책이 보수강경일변도로 선회하면서 더욱더 한반도의 긴장완화와는 거리가 먼 대북강경책의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음도 염려가 되는 지점이다.
황장엽 씨도 지금 이 시점에서 진정 국익이 무엇인지를 심각히 고민해봐야 하며 정부여당이나 야당은 정치쟁점으로서 이 문제를 바라볼게 아니라 남북화해와 민족통일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한다. 정부여당도 무조건적인 방미반대가 아니라 합리적인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며 야당 역시 정쟁거리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황장엽 씨도 타협점을 찾고 싶다면 이번 방미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망명설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방미를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최소 망명에 대한 분명한 거부입장의 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황장엽 씨를 믿고 지지해준 많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본다. 개인의 정치사상의 자유는 법과 제도를 떠나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으로 더많은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여 국익에 해가 된다면 무엇을 위한 망명인가를 묻고 싶다.
덧붙이는 글 | ------------------------------------------------------
제 목 : 황장엽씨 美망명 추진說
뉴스제공시각 : 2001/07/06 20:23 출처 : 대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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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 한국 정부가 황장엽(黃長
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것
은 황장엽의 망명을 우려해서이며 미국에서 황장엽을 초청
한 것 자체도 그의 망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이
라는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추측은 ▲최근 황씨가 한국 정부와의 사이에 마찰
을 빚었던 점 ▲북한 지도부를 부정하면서 포용정책 명분을
낮추는 황씨의 입장 그리고 ▲황씨로부터 북한에 대한 상세
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공화당과 미국
정부에 대한 황씨의 존재 가치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제기하는 망명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아직까
지 확인되지 않는 설에 그치고 있다.그러나 황씨 초청인사
에 제시 헬름스 전 상원 외교위원장,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
관계위원장,크리스토퍼 콕스 의원 등 미 의회 내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 포함돼 있는데도 한국 정부가 단지 ‘신변 안
전’을 이유로 황의 미국 방문을 불허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미국내 분위기다.의회가 초청한 사람에 대한
신분 안전 보장은 미 국무부의 의무사항이며 한국 정부가
당연한 신변안전 보장을 불허 이유로 내세우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으며 다른 이유
란 곧 황씨의 망명 가능성에 대한 우려라는 것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미 국무부 역시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지
만 황씨의 망명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무부는 황장엽씨의 미국 방문 여부와 관련,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중이라고 명분과 원칙
에 입각한 말만 하고 있다.
한편 황씨를 초청한 콕스 하원 공화당 정책위원장은 5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서기
의 방미를 막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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