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학생 구한 대학생의 의로운 죽음

성균관대 고 김덕중 씨 의사자 지정. 문경에 추모비 건립

등록 2001.07.15 21:18수정 2001.07.16 13:54
0
원고료로 응원
강에 빠진 학생을 구하고 익사한 고 김덕중 씨가 문경시발전연구소와 가족의 오랜 노력끝에 의사자로 추서된데 이어 추모비가 14일 사고장소인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영강변에 세워졌다.

의사자 김 씨(사고당시 성균관대 2년)는 지난 98년 8월 아르바이트 강사로 일하던 학원 학생들과 함께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진남교 부근 영강에서 물놀이를 하다 중학생 2명이 물에 빠지자 1명을 구한 뒤, 자신은 나머지 1명과 함께 익사했다.

숨진 김 씨의 유족은 98년 11월 문경시발전연구소(이사장 최주영)의 도움으로 문경시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김 씨의 의사자 지정신청을 냈다.

그러나 문경시가 당시 아르바이트생인 김 씨를 정식 강사로 잘못 보고하는 바람에 보건복지부와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에서는 의사자 부결결정을 내렸다.

유족은 이에 불복,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 "보건복지부의 논지가 이유 없다"는 판결을 받아 이같이 김 씨의 의사자확정을 받아냈다.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는 "아르바이트 강사도 위기에 처한 학원생들을 구할 법적 의무가 있어 직무 내의 행위이기 때문에 의사자로 인정될 수 없다"는 이유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원의 아르바이트 강사라도 막연히 추상적으로 위기에 처한 학생을 구할 법적 의무가 있어 직무 외의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의사자로 인정될 수 없다는 판단은 아르바이트 강사의 직무를 판단함에 있어 구체적 타당성을 도외시한 것이다"며 "김 씨의 구체적 사안을 종합하면 의사자로 인정돼야 마땅하다"는 행정재판부의 1심 판결 이유를 재확인했다.


이로써 김 씨는 지난해 12월 의사자로 정식 추서, 보상금 지급과 함께 국가유공자에 상응하는 대우와 명예를 되찾았고 이날 김 씨의 의사를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진 것이다.

김 씨 추모비 건립에도 앞장선 문경시발전연구소 김석태 사무국장은 "의로운 사랑을 실천한 김 씨의 의사자 지정에 이어 의사장소에 세워진 추모비는 이웃사랑에 귀중한 목숨까지 바친 김 씨의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되새기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3. 3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4. 4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5. 5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