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조간 - 8월 17일자] 동아 "이것이 언론개혁인가"

등록 2001.08.16 20:07수정 2001.08.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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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6일 언론사주 등 5명에게 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17일자 중앙일간지들은 1면에 관련기사를 일제히 실었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은 1면 머릿기사와 3·4면에 걸쳐 주요하게 다루고 "김병관·방상훈·조희준 씨는 횡령혐의도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은 1면 하단에 위 사실을 기사화 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17일자 가판 5면에 "이것이 언론개혁인가"라는 사설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동아일보 사설은 "주요 언론사 사주들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사상 유례없는 사태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대중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발언과 맞닿는다"면서 "비판논조의 언론을 ‘수구 기득권’세력, 탈세범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워 해당 언론의 사주를 가두는 순서가 바로 언론개혁의 밑그림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사설은 "언론이 정부의 눈치나 살피고 숨죽이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민주주의가 존재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언론의 본령은 비판기능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과 권력간의 ‘건강한’ 긴장관계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소금"이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언론 압박의 행태를 우리는 분명히 기록할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동아일보 사설 전문

[사설]이것이 '언론개혁'인가

주요 언론사 사주들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사상 유례없는 사태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대중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발언과 맞닿는다. 김 대통령은 1월11일 “국민 사이에 언론개혁 여론이 상당히 높은 만큼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국회가 합심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개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미심장한 한마디는 바로 비판적인 논조의 주요 신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두 갈래의 사태 진전과정에서 그것은 입증된다. 첫째, 오늘날 정부가 겨냥하고 있는 비판적인 주요 신문사를 매도하고 그 사주를 비난하는 데 앞장선 이른바 ‘홍위병’이 바로 연두회견에서 일찌감치 적시되지 않았는가. 바로 언론계의 일부매체, 시민단체와 학계 일부가 이른바 언론개혁의 깃발을 일제히 치켜들 것임을 예고하고 있었다.

둘째, 김 대통령의 발언 이후 그 후속조처로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조사가 시작되었다. 국세청과 공정위는 겉으로야 ‘대통령 발언과 무관하다’면서 각기 독단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혹은 정례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국세청 공정위 내부 종사자는 물론 국민이나 세계의 언론단체가 그 말을 믿었는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와 지식인 원로그룹의 성명도 언론 길들이기라고 지적해 왔다.


이제 나돌던 시나리오대로 검찰은 언론 사주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비판논조의 언론을 ‘수구 기득권’세력, 탈세범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워 해당 언론의 사주를 가두는 순서가 바로 언론개혁의 밑그림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는 언론 길들이기가 여기서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야당에서도 벌써부터 ‘엄청난 규모의 추징금을 언론 사주의 주식 매각으로 충당케 하고 주식지분 변화에 따라 사주가 바뀌도록 하며, 금융압박을 통해 언론을 예속화할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있다.

실로 섬뜩한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언론이 정부의 눈치나 살피고 숨죽이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민주주의가 존재할 것인가. 언론의 본령은 비판기능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과 권력간의 ‘건강한’ 긴장관계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소금이다. 권력의 속성상 그 욕망을 늘 실정법과 원칙으로 포장해 보복 탄압해왔던 것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언론 압박의 행태를 우리는 분명히 기록할 것이다.


한편,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평양 8·15 남북 민간 공동행사인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중인 남측대표단 일부가 북한의 통일이념을 선전하는 조국통일 3대 헌정 기념관 앞 행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졸속 방북허용이 문제 자초", "남대표단, 참석 놓고 또 내분" 등을 1면 톱기사 제목으로 다루었다.

또한, 동아일보는 1면 머릿기사로 "각종 세금부담과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여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6.4%로 97년 이후 4년 연속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재정경제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최근 제출한 국민부담률 실적과 예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민부담금은 136조3553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4%에 달했다"면서 "국민부담률은 현 정부 출범직전인 97년 22.7%에서 98년 22.9%, 99년 23.6%,2000년 26.4%로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 국민부담금은 99년에 비해 무려 23조원이나 늘어 국민가계에 주름을 지우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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