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단식 농성단과의 미국 현지 인터뷰

미국의 심장에서 울리는 반미의 목소리

등록 2001.08.19 17:53수정 2001.08.1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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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총련 단식 농성단은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13일간의 백악관 앞 단식농성을 마쳤다. 17일 단식 농성단 6명중 박은미양과 이종민군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현재 누명을 쓰고 사형을 선고받은 흑인운동가 Mumia의 항소재판 시위에 참가하여 Free Mumia를 지지하였으며 현재 주한미군의 범죄 고발과 한총련의 입장을 밝히는 연설을 사람들 앞에서 행하기도 했다.

한총련 단식농성단과의 인터뷰

단식 투쟁을 하면서 처음 한국을 떠날 때와 현지에 와서 다른 점이 있다면

지연 : 출발할 땐 각오가 많았고 도착한 후엔 현실에 적응하며 어떻게 잘 투쟁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궁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한국에서 단식 농성단을 뽑을 때 기준이 있었나요?

지연: 우선 결의가 중요했고 미국에 갈 수 있는 조건이 되어진 사람을 중심으로 사정을 봐서 뽑혔습니다.

처음 투쟁을 시작 할 땐 준비가 잘 안돼 있어 엉성한 느낌을 받았는데 8.15 시위 때 보니 피켓도 많이 있고 서명운동과 통일 염원 깃발 꽂기 등 다채로운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런 아이디어들은 누가 냈는가요?


지연: 저녁때 저희들이 같이 모여 총화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 다같이 모여서 공동으로 의견을 모아 아이디어가 나왔고 8월 15일까지 180여명이 서명운동에 참여 해 주셨습니다.

국무성에서 서문 전달이 안됐는데 기분이 어떠했나요?


지연: 일단 어이가 없었고 다만 한총련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서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남한에선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되어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연: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된 건 김영삼 정권 때 국가 보안법에 의해서 결정된 건데 지금 남과 북이 만나서 함께 통일로 가는 분위기에 오직 한총련과 범민련만 이적단체로 규정된 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보수 세력들의 입김작용에 의해 된 것으로 하루빨리 반통일 세력들을 몰아내야 할 것입니다.

13일 간의 단식 농성이 끝난 느낌

종민: 내가 아직 살아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고 최근 몇일간 힘이 들었었지만 이제 좀 먹고 그러면 이후에 투쟁을 할 땐 더 힘이나 더 열심히 투쟁할 수 있을 듯 한 기분입니다. 씹는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은미: 살아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는 기회였습니다. 이북 동포들이 기아에 못 먹고 굶주리고 있는데 지금도 어딘가에 굶주리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내가 이미 그 느낌을 알기에 더 가슴이 아픔니다.

외국에서 투쟁하는 것은 다들 처음이신데 한국에서의 투쟁과 다른점이 있었다면?

종민: 한국에서 투쟁은 항상 몸에 배어있었는데도 외국에 나와 보니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어떻게 시작해야 될 지도 몰랐습니다. 선전방식이나 준비물 사진 같은것들이 준비가 안되 막막했었고 선전물 (언어 문제로 인한)제작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투쟁이 제한되어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우리들의 단식으로 인해 혹시라도 쓰러지면 우릴 책임져 줄 사람이 없었고 힘이 없어 할 일이 있어도 빨리 빨리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성과라면 나를 지지해서 같이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다음에도 이런 투쟁이 내게 주어진다면 언제라도 다시 나설 용의가 있습니다.

은미: 다른 나라에 가 본건 이번이 처음이라 투쟁하러 왔지만 처음엔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외국인들은 어떻게 하고 살까 궁금하기도 했었구요. 다른 단원들 보다 건강해서 옆에 투쟁하시는 사람과 얘기도 나누고 미국을 상대로 반전운동을 하시던 버마 투쟁가 분들과와도 친해졌습니다. 미국 와서 연대감을 넓혀 갈 수 있었고 타민족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인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는데 투쟁을 하면서 이해해 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유색인종이였고 백인들은 백인 우월주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워싱턴엔 특히 관광객들이 많아 여러 인종들을 접할 수 있어 더 많이 그들의 특성들을 배울 수 있었고 오늘 투쟁(무미아 시위)에서 인종, 국적, 나이, 지역을 다 뛰어넘어 진정한 자유를 원하는 투쟁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투쟁 하면서 가장 힘든게 있었다면

종민: 말이 안통해서 답답했던게....

은미: 말 나도 잘 못하지만 하다 보면 다 통하더데... 사람들도 친절하고....

지연: 일반적인 생활영어는 된다 하더라도 역사를 설명할려니 전문적인 용어들을 몰라 영어가 안되서 힘들었었죠. 만약 영어가 됐더라면 설명도 더 잘 해 줄 수 있었을 텐데.

오늘 무미아 시위에 참가 하고 나서 한국에서의 투쟁과 다른점이 있다면

종민: 한국 집회 같은 경우 순서가 잘 짜여져 있고 어떤 무대를 두고 무대를 중심으로 투쟁하고 마지막에 거리행진을 하는 형식이 대부분인데 여긴 집중이 안되는 느낌입니다. 투쟁중에 굉장히 자유스런 분위기고 한국같으면 도로를 점거하게 되면 전경들 깔리고 항상 경계 태세로 남학생들로 구성된 사수대가 쫙 깔리는데 여긴 크게 부딪치고 경계하는 모습을 볼 수 없네요.

은미: 한국에선 학생들 중심으로 되어있어 규율이 강하고 줄맞춰 뛰고 그러는데 여긴 아저씨 아줌마 어린아이들 남녀노소 불문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게 정말 좋아 보이네요.

종민: (지지 할 경우 지나가다 자동차)경적울리기 하는거 보니 신선하네요.

백악관 시위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반응들은 어떻고 만약 강경하게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때 대처 방안은?

지연: 욕하고 그러면 그냥 Hi 하고 웃으면서 지나가고... 그냥 무시하고 신경안써요. 영어가 안되니까...

은미: 어젠(16일) 백인들과 크게 싸우고 욕도 하고 그랬는데... 관광객들 대개는 반응이 그냥 지나가거나 나누어 준 전단지 글 읽기도 하고... 미국인들은 싸인을 해 주거나 한국전쟁 때 도와줬더니 이제와서 딴소리 한다고 욕하고 가기도 하고... 대개는 미국인들이 문제에 대해 잘 모르더군요. 정부가 다른 나라에게 뭘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나라가 너무 크니까 그런것도 있고...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가 그렇게 만드는게 아닐까요.

다음에 또 언젠가 한총련에서 미국에 또는 해외로 나가서 투쟁을 하게 될 사람들이 있을텐데 해외투쟁의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해 줄수 있는 충고 한 말씀.

은미: 우선 투쟁을 할 때 영어가 안되서 제대로 된 통역이 필요 해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못할 때가 많아요. 사진이나 증거 자료 준비를 잘 못했었는데 다음엔 꼭 있어야 겠어요. 사람들이 내가 본 무슨무슨 잡지에선 책에선 뭐라고 그러던데 하고 말을 해 오는데 거기에 증거를 대고 논리적으로 대응해 나가며 싸울 수 있을려면 증거자료가 중요하더라구요.

종민: 정확하게 이나라의 실정과 한계를 알아서 최대한 그 안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겠고 아무레도 우리가 잘 모르니까 현지분들의 동원이 필요하죠. 도와줄 수 있는 최대한의 많은 단체들을 미리 알아 놓는게 중요합니다.

은미: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투쟁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처음에 와서 현지 운동단체들을 믿고 왔을텐데 잠도 그냥 사무실에 재우고 일단 다들 일하는 사람들이라 바빠서 잘 챙겨 주시도 못하고 그랬는데 서운한 생각들은 없었는지.

지연: 기분 나쁘단 생각은 전혀 없었구요 중앙에서 준비가 미흡해서 연락을 못하고 그냥 들이닥쳐 오히려 죄송한 생각만 들었어요. 통축하면 시멘 바닥에서 자던 우린데 카펫깔린 사무실인데 감사하죠. 시간 내 주셔서 감사드리고 폐만 끼치고 가는게 아닌지 죄송스럽네요. 특히 번역과 통역 해주신 현숙씨께 감사 드립니다. 혹시라도 저희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입장이 곤란해 질까봐 미안하고 걱정되네요.

은미: 우리 상부서 연락해 놓지도 않고 우리끼리도 연락 안된 상황에서 고아처럼 미국땅에 떨어져서 불쑥 왔는데 도와달란 말하기도 처음엔 미안하더라구요. 특히 현숙언니에게 고맙고 여기서 연대 발언 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어 준 IAC를 만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종민: 이재수 선배님댁에 오늘부터 또 계속 있을껀데 폐를 많이 끼칠 것 같아 죄송하고 감사하고 전기열 목사님, 종연이 형 다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혹시 한국에 오실 일 있으면 연락주십시요. 잘 해드릴께요.

단식 끝났는데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지연: 떡볶이에 김말이

은미: 김치 순두부 찌개

종민: 빨간 따꿍 소주 한잔

지연: 지금 막내 창미는 첫날부터 메뉴 몇백가지 적고....다 먹고 싶죠.(웃음)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단식농성을 끝내게 되어 안심이다. 단식이 끝나고 뭔가 이뤘다는 느낌에 특히 자기 자신을 이겼다는 것에 자신감을 같고 생기 발랄해 하는 모습들이 좋아보였다.

8월 18일 이들은 또 지역사회에서 8.15 해방 56주년 기념을 맞아 열리게 될 문화잔치에 참가하여 지역사회 주민들을 만나보고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미주 동포들 안에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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