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주민 미군과 마찰 위험수위

주민들 "약속 어겼다" 미군 탱크 통행 저지

등록 2001.08.28 18:52수정 2001.08.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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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에서 주민과 미군과의 마찰이 또 다시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길가에 널어놓은 벼를 짓밟아 농민들을 분노케 했던 미2사단 소속 탱크들이 훈련을 위해 마을을 통과하면서 다시 마찰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군탱크 진입을 가로막고 시위를 벌였던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장파리 주민들은 28일, 미군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훈련장으로 들어가는 미군탱크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는 등 최근 들어 미군과 주민간의 마찰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이 시위 주민을 연행하하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간의 마찰도 일어나는 등 미군으로 인한 불씨가 내국인에게까지 튀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 스토리사격장과 다그마 탱크훈련장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이곳 주민들은 탱크 훈련이 다시 시작되면서 미 탱크훈련장인 다그마 훈련장 폐쇄를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곳 주민 50여 명은 28일 오후 1시 30분께 적성면 자장리 쪽 농로를 타고 훈련장으로 진입하려는 탱크 20여 대를 트랙터로 가로막고 1시간 남짓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경찰은 전경 2개 중대를 투입, 트랙터를 철수시켰으나 주민들이 탱크 앞에 드러눕거나 연좌 시위를 벌이자 오후 2시50분께 장파리 청년회장인 신동국(40) 씨를 순찰차로 강제 연행했다.

경찰의 연행에 주민들은 순찰차 앞을 가로막는 등 몸싸움을 벌였으나 큰 불상사는 없었고 경찰은 인간띠 형식의 대열을 만들어 탱크를 훈련장으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연행된 신씨는 3시간 가량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으며 주민 10여명은 파주경찰서를 항의 방문, 신씨의 석방을 요구하다 3시간 여 만인 오후 6시께 돌아갔다.

주민들은 "지난 16일 밤 미2사단 민사참모 윌시 소령이 오늘만 탱크를 보내주면 앞으로 한 달간 훈련을 하지 않고, 15일 밤 '탱크로 치여도 미국은 책임 없다'고 한 망언에 대해서도 당사자를 다음날(17일) 데리고 와 사과를 시키겠다고 해 통행을 허락했는데 미군은 현재까지 단 한 가지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훈련부대를 지원하고 있는 미2사단의 한 관계자는 주민 요구에 대해 "우리도 미2사단 소속이지만 민사참모가 주민들에게 약속한 발언은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만약 '윌시' 소령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것은 부적절한 것이며, 통역상 잘못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군은 장파리 길 통행을 가급적 피하고 우회도로인 인근 답곡리 길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곳에도 젖소와 한우를 키우는 축산농가가 4가구나 있어 유산 등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 마을 주민인 김상기(84) 옹은 "한우 7마리가 모두 새끼를 밴 상태다. 탱크가 계속 통행 할 경우 유산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앞으로 벼를 수확해 훈련장 입구 도로에 널어 말리고 탱크통행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미군과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지난해 10월에도 농민들이 말리고 있는 벼를 탱크로 밟고 지나가 주민들의 원성을 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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