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번 여객기 테러 사건을 '전쟁 행위'로 규정짓고 강력한 군사 보복을 천명한 가운데 국내신문 지면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내 주요 일간지들은 9월14일자 가판에서 미국의 보복 공격 준비에 관한 내용을 머릿기사로 뽑고 대부분의 지면을 테러사건 수사와 피해자 구조 상황에 관한 기사로 할애했다.
이런 가운데 경향, 중앙, 한국일보 등이 사설을 통해 미국 내의 지나친 강경기류를 경계하고 섣부른 군사보복 보다 테러의 근본 원인 제거에 나설 것을 당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향은 <심상찮은 미국의 강경기류>란 제목의 사설에서 "'피의 화요일 대참사'에 격분한 미국의 강경기류가 심상찮다"면서 "테러행위의 전모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희생양'을 만들어 한풀이식 군사행동을 벌인다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 <테러 응징과 정의 구현>을 통해 "아무리 테러가 가증스럽더라도, 그에 대한 응징은 이성과 합리에 바탕해야 한다"면서 "반 인류적 테러를 응징하기 위해 비 인도적인 무차별 공습을 단행하는 것은 테러의 근본에 도사린 증오심을 다시 키울 것"이라며 섣부른 군사 보복을 경계했다.
중앙일보는 <테러, 보복과 응징의 한계>라는 사설에서 "테러에 무참히 희생된 미국시민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테러범들이 숨어 있을지 모르는 나라의 무고한 시민의 목숨도 소중하다"면서 "섣부른 보복은 반미 감정만 부추기면서 보복의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향과 한국일보는 이번 테러 사건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미국 정부의 자성론도 제기했다.
경향신문은 "미국이 왜 그렇게 잔혹한 테러의 대상의 돼야 했던가를 반성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면서 "힘을 앞세운 일방주의적 외교가 초래한 부메랑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역시 "(미국이) 이스라엘에 편향된 중동정책 등에서 비롯된 증오의 근원을 없애지 않고는 약한자의 최후 수단인 테러를 막을 수는 없다"며 근본적인 원인 제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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