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고 장구치는 교회를 갔습니다

추수감사절을 우리네 축제형식으로 드립니다

등록 2001.10.08 09:14수정 2001.10.0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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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는 여러 가지 절기가 있다. 성탄절, 부활절, 추수감사절 등이다. 또 그러한 절기가 세계적으로 동시에 동일한 날짜나 주일에 지켜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한 자그마한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을 매년 우리의 추석절기에 맞추고, 특별히 그날의 절기예배는 우리의 국악과 신명나는 춤으로 축제형식의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다.

민주화 운동의 산실로 널리 알려진 명동의 "향린교회"가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향린의 정신과 이념을 계승한 교회를 송파에 개척한 지 올해로 8년을 맞이한 "한국기독교장로회 강남향린교회(당회장: 김경호 목사)"가 그렇다.

평소 예배시간에도 차임벨 대신에 우리의 징으로 예배의 시작과 마침을 알리고, 장구와 꽹과리, 대금과 가야금으로 찬송가 반주를 하며, 국악 찬송을 예배 시간에 많이 부르는 대단히 독특한 교회이다. 피아노와 전자 올갠에 익숙한 다른 교회에 다니다가 이 교회에 오면 처음에는 한국적 예배 형식에 놀라지만 결국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예배라고 모두가 동의하게 되는 그런 교회이다.


금번(10. 7) 추수감사절 예배도 예년과 다름없이 교회 내 풍물패 "시람"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해금 독주, 사물놀이, 옹헤야, 새타령 등의 민요와 갑돌이와 갑순이를 개사한 통일을 염원하는 한돌이와 백순이등 우리 것으로 신명나는 축제 한마당을 펼쳤다.

강남향린교회는 대형교회를 지양하고 이웃과 아픔을 함께 하는 교회가 되고자 창립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하여 왔다. 특별히 송파지역의 비닐하우스촌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한 결과 지역주민들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주민등록을 그곳 주소로는 받아주지 않아 생활보호대상자가 될 수도 없고 아이들도 다른 주소지를 따라 멀리 학교에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타파하고자 주소 찾기 소송 등을 추진 중에 있으며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그곳의 부모들이 거의가 다 막노동이나 식당일 등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가정 형편상 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수도 없어 방과 후에는 그곳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그곳에 방과 후 아이들에게 간식과 식사를 제공하고, 학습지도를 해주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미심쩍어했던 마을주민들이 교회의 진심을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마침내 그곳 어른들의 노력봉사와 뜻 있는 분들의 후원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 '송파꿈나무 학교'를 세우게 되었고 아이들의 공부방과 어른들의 쉼터로 활용하게 되었다.

또 그곳 마을의 어르신들을 위하여 매월 한 번씩 노래방기계를 가져와 노래 자랑을 하기도 하고, 건강관련 선생님과 함께 강의를 듣기도 하고 풍물패와 함께 교회와 마을이 하나되는 공동체로 발전해가고 있다.

교회하면 쌀 몇 가마나 가져다주면서 찬송과 기도를 하던 다른 교회와 달리 그들은 교회 내에 자원봉사부라는 부서를 두면서까지 쌀이 아닌 몸으로 사랑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감으로써 교회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을 창조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교회 밖으로는 위례시민연대의 대표이기도 한 목사님의 실천하는 삶을 따라 모든 교인들이 통일, 노동, 빈민등 관심 분야의 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교회 안으로는 뜻을 같이하는 주민교회, 한빛교회, 향린교회, 새민족교회 등과 강단교류를 비롯한 공동사업을 통한 교회일치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 그 교회는 또 하나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다른 교회는 오로지 자기 교회의 교인들이 많이 모이기만 바라고 수억을 들여 큰 교회를 짓고자 하지만, 이 교회는 지금 200여명의 교인에 교회는 세를 들어 있다.

하지만, 창립 10주년이 되는 2년 후에는 교회를 분리하여 이런 작은 교회들이 네트웍을 이루어 사회 구석구석에서 하나님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자 기도로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강남향린교회"의 실험이 지금은 우리 사회에서 아주 작은 불꽃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온누리에 밝은 빛으로 환히 빛나게 될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강남향린교회는 작지만 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꾸고 있답니다. 대형교회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자 합니다. 일요일에 교회 나오면 함께 식사를 하고 서로 헤어지기 싫어 밤늦게까지 함께하는 가족같은 공동체입니다. 아니 가족입니다.

덧붙이는 글 강남향린교회는 작지만 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꾸고 있답니다. 대형교회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자 합니다. 일요일에 교회 나오면 함께 식사를 하고 서로 헤어지기 싫어 밤늦게까지 함께하는 가족같은 공동체입니다. 아니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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