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경제에서 실패한 '경제대통령'

등록 2001.10.30 07:19수정 2001.10.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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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국민은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현 정권이 경제문제를 가장 잘 못 다루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대통령은 스스로 최고의 치적이라고 생각했을만한 부문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를 잘 생각해 봐야겠죠.

"경제문제 가장 잘못" 36%

우리나라 국민들의 36.2%는 정부.여당이 경제분야에서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28.6%는 집권세력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군요. 어쩌면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과 민주당이 도덕적이다, 그리고 경제문제에 가장 자신있다고 믿었을텐데요.

특히 소득이 낮은 서민계층일수록 경제에 불만이 많았고 전라도 출신일수록 도덕성에 실망했습니다. 정당지지도에서도 한나라당(26.9%)이 처음으로 민주당(22.2%)을 앞서 나갔습니다. 또 대선후보별 가상대결에서는 이회창 총재 지지율이 처음으로 50%를 넘는 등 수직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빅3와 한나라당이 집중적으로 비판했던 남북관계와 언론정책에서 정부가 잘못했다는 대답은 각각 9.5%, 5.9%로 낮았습니다.

한겨레신문 관련기사 보기

삼성 512메가 디디알(DDR)램 양산


머리카락 두께의 만분의 일이면 어느 정돈지 상상이 가십니까? 한자로 극세(極細)라고 표현할만한 이 두께는 삼성전자가 새로 개발한 반도체의 회로의 선폭(線幅)입니다. 다시 말해서 머리카락 만분의 일 폭으로 전기회로가 촘촘히 설치되어 있다는 얘깁니다.

빽빽해서 도저히 틈이 안 날 때 "추호의 여지도 없다"는 말을 쓰지요? 여기서 추호(秋毫)란 가을에 털갈이 하느라고 가늘어진 동물의 털을 얘기하는데요. 삼성의 0.12미크론은 그 추호를 다시 만번을 쪼갰단 얘기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추호에는 만개의 회로가 들어설만한 여지가 있는 것이죠. 옛말이 정말 '옛말'이 된 거죠?


반도체 회사 노동자들이 마스크와 두꺼운 방진복을 입고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먼지 하나라도 떨어지면 합선이 되고 말테니까요.

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00mm 웨이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건 지름 30cm짜리 원판안에 손톱만한 반도체를 설계해서 제작할 수 있게 됐다는 얘깁니다. 왜 반도체 회사 광고 보면 동그란 원판 안에 작은 정사각형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잖아요? 그게 웨이퍼를 둥근 소시지 엷게 잘라 놓듯 잘라놓은 모습입니다.

그 원판이 클수록 한번에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개수가 많아지겠죠. 반면 원판이 크면 휘어지기도 쉽겠죠. 그런 변형을 막는 기술이 또 어려운 건데 여기에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는 얘깁니다.

삼성의 황창규 사장은 "2005년 메모리 분야에서만 200억 달러 매출로 메모리 분야 1위는 물론, 비메모리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업계에서 미국 인텔에 이어 세계 2위로 부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의원 154명 사형폐지법안 제출

사형제도.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대철(민주).이부영(한나라).오장섭(자민) 의원 등 여야의원 154명은 사형제도를 폐지하자는 특별법안을 내기로 했습니다.

대표 발의자인 정 의원은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 생명권 등에 비춰 형벌의 이름으로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모순이자 자가당착"이라며 "특히 사형은 범죄자의 개선이나 교화, 사회복귀 가능성을 원천 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도포럼, "인적쇄신. 조기전대 병행하자"

민주당이 정국 수습 방안을 놓고도 선 당정쇄신과 선 조기 전당대회로 나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중도개혁포럼은 인적쇄신과 조기 전당대회를 동시에 하자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원내외 위원장 40여 명이 토론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인적 쇄신의 시기에 관해서는 전당대회 전후 양론이 맞섰습니다.

한편 임채정 김희선 신기남 의원과 김근태 정동영 최고위원 등은 이날 '열린정치포럼'모임에서 "민심이반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전당대회를 논의하는 것은 올바른 수순,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며 "쇄신 먼저, 전당대회 나중" 방안을 제기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미국 국방부는 29일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지휘.통제소 외에 동굴과 터널들을 표적으로 공습했다고 밝혔습니다. 28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아프간의 동굴들로 인해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지도자들을 찾아내는 것이 마치 건초더미 속에서 바늘찾기처럼 됐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걸 이제서야 알았나요?

4주째를 맞은 아프간 공격. 미국의 4대 고민(최악의 타이밍, 거세진 반전운동, 민간인 희생, 오사마 빈라덴 건재)을 중앙일보가 정리했습니다.

"'테러대전' 미국의 고민" (중앙일보)

- 탈레반은 29일 미국이 아프간을 공격하면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하마드 아바스 탈레반 공중보건장관은 "미군이 코소보에서 사용한 열화 우라늄탄을 아프간에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습니다.

- 예상했던대로 일본 참의원이 테러대책특별조처법을 29일 제정했습니다. 이로써 자위대는 45년 이후 처음으로 구애받지 않고 전시에 해외 어디라도 출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것은 전쟁포기와 군비 및 교전권을 부인하는 헌법 9조가 사실상 폐기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

- 정통부는 이동통신 요금을 내년 1월부터 평균 8.3% 내리기로 했습니다. 기본료 1000원 인하, 통화료 10초당 1원 인하, 무료통화 7분을 제공하는 내용입니다.

- 하이닉스 채권은행들은 신규자금 지원에 찬성하는 은행만 남고 나머지 은행들은 대출금을 포기하는 쪽으로 처리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제 포기 은행들이 어느 정도나 부채를 탕감해 줄 것인가와 나머지를 어떻게 받을 것인가(현금인가 주식인가)가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신용카드 수수료와 연체금리가 곧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음달부터 신분과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내야만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금감위가 발표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유도 및 영업질서 확립방안'의 내용을 중앙일보에서 확인하십시오.

"신용카드 수수료 곧 내릴 듯" (중앙일보)

- 서울의 진아교통에 이어 대구의 광남자동차도 노동조합이 경영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광남자동차 노사는 29일 회사의 면허.사업.경영권 및 부채 일체를 노조가 인수하고 현 경영진이 물러난다는 회사정상화 방안에 원칙적인 합의를 했습니다.

남북관계/북한

- 정부는 내주 중 금강산에서 6차 남북장관급회담을 갖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장소를 이유로 금강산 회담에 응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는데요. 뚜렷한 이유없이 응락한 데 대해서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 규제개혁위원회는 2003년 1월부터 일용근로자와 60살 이상 65살 미만자 중 새로 고용되는 사람도 고용보험 혜택을 받게 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 정부는 건강보험을 통합하려던 당초의 계획을 백지화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보건복지위에 상정했습니다. 사실상 건강보험의 근간을 바꾸는 정책변경인데요. 민주노총은 통합에 찬성하고 한국노총은 분리에 찬성하는 등 같은 노동단체가 정반대의 입장을 밝히는 등 또 한번 사회에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해설기사를 곧 싣도록 하겠습니다.

건강보험 분리 논란 (동아일보)

- 결핵이 옛날 병이라고요? 현재 국내 결핵환자는 39만 5천명인데 그 중 41%는 2-30대라고 합니다. 보건원 관계자는 "20대 남성 흡연율이 77%로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PC방 등 밀폐공간을 이용하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며 "2-30대 환자 비율이 높은 것은 전형적인 후진국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가을철 산불방지기간인 11월 15일부터 1개월간 설악산과 오대산 주요 등산로의 입산을 통제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 가을길 다니다 보면 옛날 머리 길다고 깎인 것처럼 산림이 잘려 나간 모습, 산허리가 뭉텅 잘린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됩니다. 경향신문이 그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잘리고.. 깎이고.. 산마다 '회색빛 신음'"(경향신문)

사건과 사고

- 국내 3위의 신용협동조합이 사고를 쳤습니다. 경기 파주 신협이 불법으로 150억원대의 주식투자를 하다가 돈을 대부분 까먹었다고 하는군요. 현행 신용협동조합법은 단위 신협이 주식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서울지검은 고속도로 노점상들을 갈취하던 폭력조직 김모 씨 등 7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이들은 휴게소의 영업보호를 내세웠다는데요. 이름도 '고속파'라고 합니다.

화제와 미담

- 40대 미만 최고 갑부(올해의 젊은 캐피탈리스트) 명단이 발표됐네요.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보시죠.

"40대 미만 최대 갑부에 삼성 이재용 씨"

-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유학박람회에는 겨우 1500명이 참가했는데요. 지난 9월에 비슷한 모임에 3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줄어든 거죠. 테러사건, 탄저균 공포가 유학 희망생들의 발목을 잡은 건가요?

-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국내 대표적인 동요 '섬집 아기'(작곡가 이흥렬) 노래비가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해안가에 세워진다는군요.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가 이 동요의 배경지역이 아니지만 동요가 주는 분위기가 맞아 떨어져 노래비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 대전지역 미용학원 원장들이 노인들에게 무료로 머리를 깎아준다고 하는군요. 최신 스타일로 머리를 매만진 할아버지, 할머니의 흐뭇한 웃음이 보이는 듯 합니다.

동아일보 관련기사 보기

- 오늘 가볼만한 곳 소개는 충북 청풍의 문화재단지입니다. 충주호에 밀려 사라질뻔 했던 청풍석조여래상(보물 546호), 한벽루(보물 528호) 등이 자신을 집어삼키려 했던, 아름다운 호수 곁에 있습니다.

"호반에 드리운 정겨운 향기"

-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화장실 10곳, 그리고 가장 가고 싶지 않은 화장실 10곳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했는데요. 우리 동네 화장실이 혹시 있나 찾아 보시죠.

"전국 공중화장실 베스트10 선정" (중앙일보)

아마도 민주당은 한겨레 여론 조사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을텐데요. 과연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제 생각엔 원래 말 뜻 그대로 실망 자체가 원인입니다. 실망... 희망을 잃었다는 얘기잖아요. "열심히 일해도 별로 나아질 전망은 보이지 않고 윗대가리들은 여전히 자기들끼리 해 먹는다" 바로 여기서 희망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요?

키에르케고르가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죠? 실망이 절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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