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3대 약점 집중 공략하라"

여권의 '이회창 대세론 분석' 보고서 공개

등록 2001.12.26 08:29수정 2002.01.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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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나라당 부산역 집회에 참석한 이회창 총재.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노순택
이회창 대세론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개인 지지도는 20% 안팎임에도 불구하고 '당선가능성'은 60%대에 육박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권재창출'이라는 지상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는 집권여당 민주당에서는 어떤 대응 전략을 세워놓고 있을까.

민주당의 외곽 연구소인 새시대전략연구소(이사장 천용택 의원, 소장 이재정 의원)에서 작성한 '이회창 대세론 분석' 보고서에는 이회창 대세론에 대한 집권 여당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이 보고서 내용은 지난 11월 말 일부 언론에 짧게 보도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에서 입수한 '이회창 대세론 분석' 보고서는 표지와 목차, 별첨 등을 포함해 A4 용지 18쪽 분량이다. '01-04'라는 시리얼 넘버는 이 대외비 문건이 2001년에 작성된 네 번째 정세분석 보고서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회창 대세론은 세력교체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어"

보고서에서는 이회창 대세론의 논리 체계를 '세력교체론'과 '대안부재론', 두 가지로 정리해 놓았다. "최근의 이회창 대세론은 '세력교체'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 '정권탈환'을 강조하는 한나라당에서 '3대 세력의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은 매우 흥미롭다. 즉 ▲호남세력→비호남세력 ▲비주류 주변세력(서민주의)→일류 중심세력(엘리트주의) ▲초법적, 포퓰리즘세력→법치주의 안정세력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구들은 또 다시 '주류논쟁'(메인 스트림 논쟁)을 촉발할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 새시대전략연구소에서 작성한 <이회창 대세론 분석> 보고서 표지.
보고서는 "최근 반여 성향의 지식 주류층이 이회창에게 흡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학계 주류층, 전문가 집단(대한변협, 헌변, 의사회 등) 등이 이회창 지지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식 주류층을 한나라당으로 흡수하는 과정에서 국가혁신위원회와 대외협력위원회, 여의도연구소 등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서울포럼, 안민포럼, 나라발전연구회, 미래경제연구모임, 비전@한국포럼 등을 'HC(이회창 총재 영문이니셜) 관심 지식집단'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비전@한국포럼은 학계 주류층을 이 총재쪽으로 흡수하는 데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비전@한국포럼과 안민포럼은 한나라당 대외협력위원회에서 주요하게 접촉하고 있는 단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보수대동맹 저지 위한 광범위한 지식연합 형성해야"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전망 및 대응'을 기술한 제3장이다. 보고서는 먼저 정권 탈환의 당위성 확산, 지식·전문그룹에서의 지지율 상승, 대항세력 부재, 정부·여당의 거듭되는 실정 등이 대세론을 확산시키겠지만 이회창의 아마추어리즘, 영남보수층의 지역주의, 당내 대여 강경주의자의 잦은 정쟁시도, 지나친 엘리트주의로 인한 청년층에서의 반감 등 대세론을 제한하는 요소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적당한 시점에서 대세론을 차단하지 못하면 지지율로 전환될 수 있다"며 대응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이회창 대세론에 대항하는 이분법적 전략은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선언한다.

①특권층, 귀족당이라는 이미지 공세전략의 실효성
→각종 국정에서 주류지식층을 소외시키는 결과 초래
※신지식인론: 주류지식인 반발
→지나친 이분법적 접근으로 중도보수 견인에 실패
②통일-반통일, 개혁-반개혁의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
→지나친 이념적 접근으로 대다수 국민정서와 괴리
→국민 참여적 정책수행에도 장애요인.


또한 대세론 차단의 유력한 논의인 '반창(反昌)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이회창 대세론의 이면은 구태정치의 답습이므로 개혁대상이라는 확실한 정의와 이미지 전략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세대교체론에 대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과 함께 '반창전선' 구축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②반창 전략목표 달성을 위해 개방적, 느슨한 열린 연합 필요
→특히 보수 주류층을 아우르는 적절한 관리대책 필요
※상실감, 소외감 해소대책 필요-적절한 역할 인정
→집권세력의 유연한 이념적 태도 훈련 필요


마지막으로 대응방향과 관련해서는 3가지를 주문하고 있다. 첫 번째는 '우호적 지식인들을 동원해 주류논쟁을 재현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세론의 3대 약점을 집중 공략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대세론의 3대 약점이란 3김정치 답습과 독재적 경영, '대세'를 뒷받침하는 자질과 지도력 부족, 영남지역주의+색깔론으로 무장된 몰역사적 대세론 등을 말한다.

세 번째는 '반창연합을 위한 확실한 모멘텀을 형성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히 "신보수대동맹 저지를 위한 광범위한 지식연합을 형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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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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