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년을 보내며

새해! 너를 맞는다

등록 2001.12.31 22:46수정 2002.01.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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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린 한줄기 애처린 빛을 남긴채 사라져간 너를
뒤로한 채
빛을 맞으러, 빛을 쫒으러
달려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가는 너는 슬픔의 눈으로
오는 너는 환희의 눈으로
그들은 너에겐 아쉬움을, 또네겐 열광의 기대로..

눈이내리고, 달이 움츠린 세월의 이 길목에선
늘상 반복되는 너와 너의 모습들을
너희는 보고, 우리는 겪고 있다.
삶이 그런 것이라고
인생이 그런 것이라고
모든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상념속 깨달음을 읊조리며
그렇게 우리는 너를 보내고, 너를 맞는다

기약없이 떠나가는 너를 보며
신사년의 끝자락에 선 나는
열차떠난 플랫폼에 멍하니 서서
허공을 내지르는 어머니의 모습처럼
나는 너의 허상을 향해 이별의 손짓을 해댄다
기약없는 이별, 어디로 너를 보내는지도 모르면서

이제 너를 보낸 그 자리에
약속된 그 시간에 새로운 만남이 있음을
익히 알고있는 자연의 섭리를 되뇌이며
나는 마치 오랜 섭리에 길들인 집짐승처럼
새로운 너를 맞는다
빛을 보내고 빛을 맞으러 나가는 저들처럼
열광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세상의 빛이 되어줄 너에게
찰라같은 인생에 한줄기 빛이 될까
너의 옴에 나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아! 이 대지의 모든 기운을
들이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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