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서민의 삶과 '게이트'

등록 2002.01.11 07:15수정 2002.01.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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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날학파의 거두 브로델은 상층에서 벌어지는 '자본주의'와, 일반 서민들의 삶인 물질생활(material life)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역사학자다운 발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 우리나라에서 이 구분이 얼마나 적절한 것인지 실감합니다.

치솟는 아파트값...서민들 '숯덩이 가슴'

하늘 높은 줄 치솟고 있는 아파트 전세값. 99년 이후 시작된 부동산 값 상승추세는 뒤늦게 정부가 빼든 세무조사의 칼날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의 아파트 값은 진정기미를 보이지만 일반 서민들이 사는 서울 주변 소형 아파트 전셋값은 아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연봉 2천-3천만 원대 월급쟁이들은 몇달 새 자신의 연봉 이상으로 오른 전셋값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도시인 분당의 경우 23평형 전셋값이 2년전 6천만 원에서 1억1천만 원, 26평형은 7천만 원에서 1억4천만 원으로 두배 정도 올랐습니다. 2년 전 1억 원 하던 평촌 23평형은 요즘엔 1억5천만 원을 주고도 사기 어렵습니다.

부동산 전문업체 닥터 아파트의 집계를 보면 2000년에 비해 2001년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지역이 9.9%, 신도시가 6.3%에 이릅니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서울이 18.5%, 신도시가 23.7% 올랐습니다. 특히 서민들이 거주하는 20평형 이하의 소형아파트 값이 40평 이상의 대형 아파트보다 4-5배 이상 많이 올라 서민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부동산 대책은 단순한 공급물량 증가보다 수요의 질을 고려한 종합대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음 기사를 참고해 보시죠.

"부동산대책 삶의 질도 고려해야" (한겨레신문)


오늘도 '좁은문'을 통과한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났습니다.

김원길 장관도 윤태식 씨 만나


김원길 보건복지부장관은 박준영 전 국정홍보처장이 윤태식 씨를 직접 소개해 윤 씨를 만났습니다. 또 김영렬 서울경제신문사 사장도 김장관이 윤 씨를 만나도록 했습니다.

그 후 패스21은 5월 21일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자건강보험증(스마트카드) 관련 기술설명회에 4개 컨소시엄 중 하나로 참여했습니다.

윤후덕 장관 비서실장은 "당시 설명회는 민간의 아이디어를 청취하는 수준이었을 뿐 정식 발주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지문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보험증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의례적으로 담당 사무관을 만나 보라고 얘기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또 김정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1999년 11월 김현규 전의원의 부탁을 받고 당시 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현 민주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윤 씨를 만나도록 주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지검은 이날 정치권과의 연결고리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이는 김현규 전의원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를 벌였습니다. 검찰은 김 전의원에 이어 조만간 김영렬 사장 등을 조사한 뒤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패스21의 주식 1천 주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매일경제> 민아무개 부장도 소환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워낙 많은 게이트가 있다 보니 어느 문이 어느 문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이번에는 이용호 게이트입니다. 보물선 하면 생각 나시나요?

신승환 씨 긴급체포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11일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 씨가 이용호 씨로부터 받은 5천만 원이 스카우트 명목이 아닌 '공무원과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청탁 명목'이었다고 판단, 이날 중 신 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특검팀은 10일 자정께 신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지난해 9월 대검 중수부는 신 씨를 소환조사했지만 무혐의처리 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됩니다. 대검은 당시에 신 씨가 받은 돈에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니까요.

특검팀 관계자는 "신 씨가 실제로 공무원 등에 로비를 했는지 여부는 계좌추적 등 추가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검 조사결과 이 씨는 작년 5월말 신 씨에게 5천만 원을 준 뒤 G&G그룹의 주가조작과 횡령 혐의에 대한 금감원 등 관계기관의 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가 왜 난데없이 브로델을 들먹였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서민들은 자신들의 행위와 관계없이 고통을 받고 상층부에서는 거액을 둘러싸고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문제는 그 상층의 움직임이 서민들의 물질생활을 위협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르헨 금융체계 붕괴직전...물가폭등세

아르헨티나 정부는 9일로 예정됐던 외환거래 재개를 다시 10일로 연기했습니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외환시장의 개장이 잇따라 늦춰짐에 따라 아르헨티나 국민들과 외국투자가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융기관인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아르헨 금융체제가 사실상 붕괴됐다"고 지적했으며 은행분석가 호세 드 루이 드 모라도 "국제적 보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아르헨티나에 고전적인 IMF 처방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공식 외환거래를 늦추고 있는 동안 페소화의 평가절하는 이미 시중에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암시장의 달러당 페소화 시세가 1.5-1.6을 기록하는가 하면 수입 가전제품의 가격은 40%까지 치솟았습니다.

빵값 폭등과 의약품 품귀 현상이 나타는 등 국민들의 생활고도 가중되고 있어서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지난 해 페르난도 드 라 루아 전 대통령을 물러나게 만든 거리시위가 재연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국내외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유일한 길은 외국으로부터의 도움을 포기하고 국내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국민의 합의, 그들의 힘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어떤 경제정책도 통하지 않을 겁니다. 위기 때 정치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동아시아 경제권' 창설, 한-중-일 삼국지

동아시아 경제권 창설은 한-중-일 아시아 세 나라가 격변하는 세계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입니다. 동아일보는 작년 말 이후 본격화하고 있는 세 나라가 아시아 지역주의를 놓고 벌이는 경쟁을 보도했습니다.

"'동아시아 경제권' 창설 한-중-일 삼국지"

제가 이미 말씀드린대로 아시아 경제권을 하나의 지역주의로 묶는 것은 아시아의 성장을 위해서도, 또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제갈량이 제시한 정족지세(鼎足之勢)와 같은 원리죠.

또 그 아시아 지역주의 안에서는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캐스팅보우트를 행사하는 한 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필수적이죠.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경제

- 임인택 건설교통부장관은 10일 "아파트 매매 거래는 시장논리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따라서 분양권 전매금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분양권 전매는 IMF 경제위기 이후 부동산경기가 극도로 위축되자 건설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99년 3월 전면 허용됐습니다.

- 산업자원부는 10일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액이 전년대비 24.4% 감소한 118억7천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감소한 것은 92년 이후 처음입니다.

- 하이닉스가 디램부문 뿐 아니라 메모리분야 전체를 매각할 방침이라고 동아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하이닉스가 이처럼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하이닉스 메모리분야 매각 협상 쟁점" (동아일보)

-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열린 1월 정례회의에서 현재로선 물가가 오를 여지가 적은 만큼 콜금리를 높이지 않고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회

-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국공립대 신규교수임명에서 여성교수 채용목표제가 실시될 전망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30년동안 여성교수 비율은 5% 늘어나는데 그쳤다"면서 "2010년까지는 20%까지 늘어나도록 법개정과 함께 각 대학의 인사정책 담당자 설득에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보신탕집 주인들이 당당하게 나섰군요. 수도권 지역 보신탕집 주인 1백여 명이 오는 14일 일산 한국통신대강당에서 '전국 개고기식당 연합회'를 결성한다는 소식 들어보시죠.

"보신탕집 뭉친다" (중앙일보)

사랑과 웃음이 있는 소식들

- 국도 표지판을 보면 서울 기점 몇몇 km라고 쓰여 있죠? 그 서울 기점은 어디일까요? 광화문 네거리, 그러니까 이순신 장군 동상 남쪽 50m 지점입니다. 그럼 경부고속도로의 서울 기점은 어디일까요? 또 중부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의 기점은?

"서울 기점은?" (한국일보)

- 세계일보가 '한국의 지붕마을'에서 맞는 눈꽃 파노라마를 그려 놓았습니다. 설피를 신고 하는 눈길 여행. 우선 기사로 떠나 보시죠.

"'한국의 지붕마을' 눈꽃 파노라마" (세계일보)

- 아동학대 신고전화번호를 아십니까? 1391입니다. 금년에 아동학대예방 홍보대사로 위촉된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 선수는 올 시즌 중 홈런 13개와 타점 91개를 올릴 경우 각각 200만 원과 300만 원을 기금조성비로 내놓겠다고 했군요. 1391을 기억하시고 남의 집 일이라고 주저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조금이라도 폭력에서 해방되는 길입니다. 어린 시절에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이 커서도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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