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나운복지관, 복지사 일방해고 물의

"복직시킬테니 노조활동 중단해라"

등록 2002.01.15 15:44수정 2002.01.1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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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북 군산 나운종합복지관(관장 전춘석)의 새로운 위탁법인으로 선정된 한국기독교장로총회와 현 복지관 관장이 근무하던 사회복지사 예정자에게 일방적인 해고를 통지한 뒤 재임용을 조건으로 노조활동의 중단을 요구한 사실이 나운복지관 노조에 의해 폭로됨에 따라 관내 노동단체들이 노동권 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 강력한 연대투쟁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노총등 관내 노동ㆍ시민단체들은 이번 나운복지관 문제를 '명백한 노동자 탄압'으로 규정하고 현재 펼쳐지고 있는 대우자동차 완성차 운송회사인 광명운수 노조원들의 '불공정 배차 개선 요구투쟁'과 연계해 군산지역의 노동자 탄압에 대한 전면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나운복지관 노동조합(위원장 노영웅) 또한 "나운복지관 관장의 노동자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그 시작으로 김모 씨가 부당해고 당했다"며 '노동탄압 중지와 원직 복직'을 요구하는 법적 구제신청을 군산지방노동사무소에 접수하는 한편,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 법인과 관장을 상대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11일 복지관이 김모 씨에 대해 일방적인 해고를 통지하면서부터다. 새로운 법인(한국기독교총회)으로 위탁이 변경되고 취임한 전춘석 관장은 그동안 노조원들과 끊임없이 마찰이 빚어지자 당초 위탁법인 변경시 약속됐던 전원 고용승계 조건에 김모씨는 정규직이 아니었음으로 고용승계의 대상이 원칙적으로 아닐 뿐더러 인턴계약기간이 만료됐다는 이유로 사실상 김모 씨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김 씨를 채용할 당시의 법인이었던 개정법인은 대학졸업자나 대학졸업 예정자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모집했고 김 씨가 대학 졸업이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자동으로 취득하게 된다는 점을 알고 ‘예비사회복지사 계약서’라는 별도 이름을 달아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계약기간이 만료됐으면 해고가 아니라 당연히 계약서대로 정식직원으로 채용되어야 한다"면 이번 해고조치가 부당하게 이루어졌음을 주장하고 있다.

나운복지관 노영웅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고용문제와 임금협상 등 복지관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단체협상을 요구했으나 법인측과 관장이 이를 묵살했고 결국 본보기를 보인다는 차원에서 김모 씨를 해고한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한 개인의 해고문제를 넘어 나운복지관에 근무하는 전체 사회복지사, 즉 노조원들에 대한 탄압이며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정리해고의 신호탄"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노위원장은 "관장이 김모 씨를 복직시켜줄테니 노조의 활동을 3년간 유예하라는 등 온갖 회유를 했다"고 폭로했다. 노위원장은 그동안 몇차례 전관장과의 비공식 대화접촉에서 이같은 회유가 있었다면서 "이같은 사실은 김모 씨에 대한 해고가 관장의 주장처럼 고용승계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해고했다기보다는 노조의 활동을 무력화시켜 복지관의 운영을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려는 숨은 의도를 명백히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노조의 주장에 전 관장은 "김모 씨의 해고는 정당한 법절차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부당해고가 아니며 노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노조를 부당하게 탄압한 적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편 일부 복지사업 종사자들 사이에는 "최근 몇 년간 정상운영을 하지 못하는 것은 복지관이 순수성보다는 정치적 거래에 의해 위탁법인이 선정된 것에서 기인한다"며 나운복지관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 군산시가 재위탁을 실시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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