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의 녹색공동체 '러브하우스'

자원봉사자·회원들, 새 사무실 단장에 비지땀

등록 2002.01.16 16:18수정 2002.01.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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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성북동 언덕길을 한참 오르다보니 따뜻한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반팔차림으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무언가를 옮기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녹색연합의 '러브하우스'를 만드는 녹색연합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날 녹색연합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은 한옥을 개조해 녹색연합의 새 안식처를 마련키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러브하우스는 이웃간이 서로 만나는 공동체녹색 공간이다"

"MBC의 러브하우스는 비싼 자재와 인력 그리고 자본이 어우러진 공간이라면 우리의 러브하우스는 열악한 환경을 녹색공간으로 바꾸고 그 공간을 서로 이용하는 공동체공간이 될 것입니다."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의 말이다. 그는 또 "좋은 환경으로 옮기면 좋겠지만 콘크리트 벽으로 되어 있는 열악한 환경을 녹색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사무실 이전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한겨울에 이사를 서두르는 것은 어려운 살림살이 때문이기도 하다.

"기독교연합회관측에서 올해부터 임대료를 60% 정도 올려달라고 하대요. 게다가 세금 부담도 많고 35명이나 되는 상근자들에 비해 60여 평 남짓한 공간이 너무 비좁습니다."


녹색연합 한 간사가 밝힌 사무실 이전 이유이다. 그의 말에서 시민단체들의 다소 궁핍한 삶이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회원 회비로 임대료나 운영비 그리고 사무실 상근자들의 인건비를 충당하고, 부족한 금액은 출판사업과 인터넷 협력업체와의 제휴, 그리고 연 1-2회 개최되는 모금행사를 통해 보충하고 있지만 항상 풍족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맏형격인 경실련은 작년 연말에 사무실 이전비용을 마련치 못해 난방이 중단되고 전기마저 끊기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태양광선뿐만 아니라 비, 바람까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

기자가 러브하우스 현장을 찾아간 날은 공사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이들이 얘기하는 생태공간을 목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공사를 지휘하고 있는 자담건설의 류현수 대표는 "이제 초기단계이다. 점차 녹색연합과 함께 생태공간을 만드는 여러 가지 실험을 할 것이다"고 공사계획을 밝혔다.

녹색연합은 적은 돈을 들여 생태공간을 만들기 위해 자연스럽게 건축목재를 노출시킴으로써 실내녹화를 우선 조성할 계획이다. 또 류 대표는 "건물 자체가 북향이고 축대가 햇빛을 막는 상황이라 햇살이 거의 안드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최소한의 태양광선으로 집 전체를 비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에서는 이외에도 사무실 공사에 절전 절수형 시설을 설치하여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고, 외부시설 공사 때에는 앞마당에 태양광선을 이용한 온실, 빗물을 이용한 연못, 그리고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 시설을 설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러브하우스는 조그마한 사람들의 힘이 모인 것이다"

다소 궁핍한 살림살이여서 새 사무실을 가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녹색연합은 이번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녹색벽돌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주택매입자금을 모금하기 위해서다.

또한 이번 공사는 대안건축운동을 실시하는 단체들의 시공, 건축, 자재 지원과 함께 적지만 하루 2-6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조그마한 힘이 합쳐져 이뤄지고 있다.

녹색연합에서는 이같은 '작은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회원이나 지역주민들이 편히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사랑방, 세미나실, 회의실, 주방으로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해 열려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녹색연합에서는 나아가 사무실 주변의 주민들과 협의해 이웃간의 콘크리트 담을 허물어 담쟁이 넝쿨로 대신할 계획이다. 또 녹색연합에서는 이번 사무실 공사와 더불어 국민들의 1%만이라도 녹색운동에 참여시키기 위한 회원 배가운동 차원의 '1% 참여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새로운 녹색연합의 러브하우스는 1월말에 내부 공사를 마치면 이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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