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무너지는 미국

등록 2002.01.19 06:31수정 2002.01.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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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수도권 이전 검토

한미 군당국은 최근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 방침에 따라 이전 대상부지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양국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0일 김대중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면서 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한미 두나라는 지난해 공여지 반환과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를 위해 오는 3월 중순까지 체결하기로 한 연합토지관리계획 합의서에 용산기지 이전을 명문화하기로 한 바가 있습니다. 모두 87만 평의 용산 미군기지에는 주한미군사령부 지하벙커 등 군사시설이 자리잡고 있으며 1만여명의 주한미군 군속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검찰총장, "특검제 긍정적인 면 있다"

이명재 신임 검찰총장은 특별검사제의 상설화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검찰 자신의 문제를 검찰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국민들이 믿지 않고, 외부에서 하면 국민들이 믿을 것 아니냐"며 "그런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검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특별수사검찰청이 기능은 비슷하고 소속이 어디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하지만 현재 대검의 공식 입장은 특별검찰청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특검제 도입 논란이 있을 때마다 "특검제는 입법부가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대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이총장은 또 축소.부실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각종 의혹사건들과 관련해 "아직 누가 어느 정도 잘못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묻는 것이 조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 대대적인 문책인사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대투신 매각협상 결렬

정부와 아메리카인터내셔널그룹(AIG) 컨소시엄 간의 현대투신증권 매각협상이 1년만에 결렬됐습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8일 "AIG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손실에 대해 정부의 완전한 보장 등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해 협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금감위는 미국의 유수한 금융그룹 2곳이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이 중 한 곳은 투자의향서(LOI)를 전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위는 누가 새 협상파트너가 되든지 정부와 외국계 자본이 공동으로 2조원을 출자하고 외국계 자본은 현대증권을 통해 우회출자함으로써 현대증권 경영권도 갖는다는 투자구도는 바뀌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매각 결렬 소식이 전해졌어도 현대증권의 가격만 떨어졌을 뿐 증시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너지는 미국

미국은 승승장구, 욱일승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미국이 속으로 곪아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잘못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경지에 들어갔습니다.

첫째로는 9.11 테러 이후 미국 내 인권 보호가 무너졌다는 점입니다. 반테러법은 이런 경향을 상징합니다. 인권단체들은 이 법을 두고 법의 얼굴로 분노와 보복의 감정만을 담은 격문이라고 비난합니다.

외국인에 대한 공격은 거의 나찌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신인종차별을 자행하고 포로들의 권리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미국식 가치" (한겨레신문)

둘째로 미국의 시장경제에 대한 자부심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엔론사 사건의 진상이 어느 정도까지 밝혀질지 모르지만 1997년 아시아 위기 때 아시아의 자본주의를 '끼리끼리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이라고 비판했던 크루그만은 "알고보니 미국도 끼리끼리자본주의였다("crony capitalism, USA")라는 글을 뉴욕타임즈에 실었습니다.

"Crony Capitalims, USA" (New York Times)

나아가서 크루그만은 엔론의 파산은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위기, 부패로 인한 위기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A System Corrupted" (New York Times)

특검팀, 김영준 씨 구속 수감

차정일 특검팀은 18일 대양금고 실소유주 김영준씨를 구속하고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특검팀은 구속된 김 씨가 이 씨와 함께 삼애인더스 주가조작을 통해 얻은 시사차액 154억 원 중 일부가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로비내역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파일 복구 작업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인구 1천만 명에 이르는 텐진시에 에이즈균으로 감염된 혈액이 든 주사기로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찌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공안 소식통들은 주사기 사건 범인들이 최소한 10여 명으로 20일 가까운 수사 끝에 17일까지 이들 가운데 8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진상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

- 동아일보는 국세청 출신들이 주류업계의 요직을 독점하고 있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아주 표까지 만들어서 자리 독점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군요.

"국세청 출신 주류업계 요직 독점" (동아일보)

- 18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 내 강남구청 민원여권과 출장 사무소에서 여권 300여 장이 무더기로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강남구청은 곧바로 분실여권에 대해 직권 무효화 조처를 취한 뒤 이들에게 새 여권을 재발급했지만 이 날 출국 예정이던 일부 승객들은 비행기를 타지 못했습니다.

- 정부는 건강보험 대상이 되는 약값을 오는 3월까지 인하하고 시내 전화로 휴대전화에 걸 때 내는 통화요금(LM요금)도 상반기 중에 끌어내릴 방침입니다. 정부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율을 3% 내외에서 안정시키기로 하고 이를 위해 대학 입학금과 수업료, 중고교 납입금, 학원비 등 교육비의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할 방침입니다.

- 우리가 줄여야 될 게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국내 음식물 쓰레기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14조 7천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자동차 수출액과 맞먹는 액수입니다. 식품개발연구원은 음식물 쓰레기 중 64%는 가정에서, 36%는 음식점과 집단급식소등 외식분야에서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음식쓰레기 경제적 가치 연 14조원" (동아일보)

- 외국인 연수생 4명이 독성간염에 걸렸습니다. 조사결과 이들은 작업부서에 배치된 지 20여일만에 위염과 간질환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DMF(디메틸포름아미드)에 의해 독성간염에 걸린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외국인 연수생 4명 독성간염" (세계일보)

부끄러운 일입니다. 확실하게 치료하고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도록 집중 점검을 해야겠습니다.

사랑과 희망이 담긴 소식들

- 저는 '성공열전'식의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야말로 맨주먹으로, 좌절하면 또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살아온 충청대 오노균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 보십시오. 자수성가형이기 때문에 오히려 남과 더불어 사는 데 신경을 쓰는 삶이 멋있습니다.

"월급 전액 4년째 장학금기탁 충청대 오노균교수" (동아일보)

- 난곡의 '꿈나무공부방'에 그만 불이 났군요. 공부방 대표 최보경 씨는 아이들이 공부하고 놀며 꿈을 키울 공간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이 공부방은 대부분 맞벌이 부모 밑의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이자 학원이었고 또 점심과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던 보금자리였습니다. 꿈나무 공부방 (02) 868-3117

"불에 탄 아이들 공부방 꿈 시들까 걱정이에요" (한국일보)

- 혈우병을 앓는 9살 소녀를 살리는 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생아때 부터 8년간이나 혈우병을 앓고 있는 오현림양. 정읍 시내 초중고 대학생, 그리고 근로청소년들의 음악. 댄스 동아리들이 출연해서 기량을 선보이고 공연이 끝나면 시민들을 상대로 성금을 모을 예정이라는군요. 정읍시청 청소년팀 (063) 530-7426

"혈우병 앓는 9살 소녀 살려주세요" (경향신문)

- 소방간부후보생에도 금난의 벽이 깨졌군요. 행정자치부는 18일 "제12기 소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에서 6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한선, 김현정, 진광미씨 등 여성 3명이 합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1년간 교육을 받은 뒤 소방위로 임용, 일선 소방서 파출소장 등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모든 게 멈춰버린 듯한 겨울 들판에서 새싹이 돋듯 희망은 그렇게 자라나는 모양이죠? 온갖 게이트와 대형 금융사건으로 희망이 없을 것 같던 한국경제가 여러모로 희망을 보이고 있다는 외신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South Korea's rapid recuperation" (Financial Times)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그동안의 온갖 고생이 전혀 쓸모없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하하하 지지고 볶는 가운데.. 이렇게 조금씩 세상은 나아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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