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문가들, "국민경선제 환영"

경실련 주최 토론회

등록 2002.02.07 18:44수정 2002.02.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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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주당의 논의로 시작된 '국민경선제'가 참다운 민주주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라는 의견에 정치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7일 오후 1시30분 프란치스꼬 교육회관(서울 중구 정동) 2층에서는 경실련의 주최로 정치학교수들과 언론인, 정치인이 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국민경선제 성공을 위한 조건과 정치제도개혁방향'에 관한 토론이 열렸다.

이날 토론은 송병록 교수(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가 사회를, 박상철 교수(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가 발제를 맡았으며, 김용호 교수(한림대 정치학)를 비롯한 6명의 토론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박 교수는 지난해 11월7일 뉴욕시장에 일반인의 예상을 깨고 공화당의 블룸버그가 당선된 미국의 사례를 들어 참여민주주의에 있어서 예비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 민주당에서 확정한 국민경선제가 "일반 국민들이 공모와 추첨 그리고 당일 투표참여의 간단치 않은 방식에 적응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제점과 "국민선거인단의 구성이 자칫 정치적으로 편향된 비진성당원의 집합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국민경선제를 포함한 선거개혁이 입법화되기 위한 전제로 ①소선거구제도를 폐기하고 복합선거구제와 정당투표제의 도입 ②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한 선거관리기구의 권한강화 ③지방의원의 단일화와 지방재·보궐선거 투표율의 제고 ④흑색선전근절과 지역감정조장발언을 방지 ⑤자원봉사제도 활성화 ⑥정당에 대한 양벌규정 적용 등을 제안했다.

발제를 마치면서 "한국정치인이 결코 미국정치인보다 자질이 부족하여 민주주의를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행법이 민주주의를 방해하고 있다"라면서 "허술한 법제도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김용호 교수(한림대 정치학)는 "국민경선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당의 장래는 더욱 어두워질 것"이라면서 박 교수의 발제에 전적으로 동감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국민경선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정략적인 차원이나 냉소주의적 태도로 바라보아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이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고 경선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조언자와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진민 교수(명지대 정치학)는 국민경선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의원이나 당원과 구별된 자발적인 공모대의원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전 교수(경희대정치학)도 국민경선제를 적극 환영하면서 "정당이 경선제를 사전선거가 아니라 대의원대회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국장은 "정당의 공직선거후보자에 대한 추천시 경선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면서 "정당은 스스로 개혁하느냐 퇴보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정당은 국민과 함께 민주적 발전을 향해 갈 수 있는 지금의 호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병국 의원(한나라당)은 "국민의 정치참여 확대는 정치권의 개혁과 정당민주화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경선제는 특정정당의 선거전략에 불과하다"고 말해 다른 토론자와는 다른의견을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국민경선제가 민주주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라고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국민경선제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언론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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