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지 않은 파업보도 5가지"

철도, 가스, 발전노조의 25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보도 모니터

등록 2002.02.23 13:41수정 2002.02.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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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대통령의 방한과 다시 불이 붙은 '이용호 게이트' , 김동성이 아깝게 놓쳐버린 금메달 소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요즈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중요한 이슈가 또 하나 있다. 철도·발전·가스 등 3개 공공부문노조가 예고한 '25일 총파업'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이번 총파업은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저지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듯이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 및 해외매각 철회 ▲공공부문 인력감축 중단 및 증원, 노동조건 개선 ▲노정교섭 실시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에 대한 대국민 TV토론 개최 등의 공동요구사항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정책방향을 공론화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사안을 다룬 언론보도는 의제설정에 소홀하다.

지난 해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공투본은 민주·사회단체와 종교단체, 그리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45개 단체의 연대체인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사유화)·해외매각 저지 범국민대책위(약칭 "국가기간산업범대위")를 구성하고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사유화)와 해외매각이 얼마나 엄청난 폐해를 국민에게 떠안길 것인지를 전체 국민에게 알려 나가고 이슈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언론은 간헐적으로 "5개 공기업 민영화 연내 완료(국민일보, 1월10일)", "전력-철도 민영화땐 요금 급등(한국일보, 2월6일)", "노-정 담판 이달 말이 고비(문화일보, 2월7일)" 라는 사실을 전해왔을 뿐이다.

"파업이 시작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돼 관계당국에 비상(연합, 2월21일)"이 걸린 상황인데도 TV뉴스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임금인상률 기준을 4.1%로 제시해 노사간 진통이 예상된다(KBS 9시뉴스, MBC 뉴스데스크, 2월 21일)"는 이야기뿐이다.

쟁점에 대한 보도에 소홀한 대신 '언론사의 파업보도'는 예의 수순을 밟고 있다. 2월 17일 '철도·발전노조 민영화 반대 집회' 가 열리고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언론은 그동안 과정에 대한 앞 뒤 설명없이 "철도 25일 총파업 '대란' 우려(서울경제, 2월18일)"라며 "국민불편(문화일보, 2월20일)"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국민불편을 예방하기 위해 노사정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지적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정부, 파업 강력 대응"(KSB 9시뉴스, SBS 8뉴스, 2월 22일)이라는 앵무새 같은 소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보도를 보면서 '25일 총파업' 보도가 그동안 지적된 '파업보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정 갈등과 사회적 현안을 해결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태도를 보여도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인데 또다시 편파적인 여론몰이로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매비우스는 97년부터 모니터한 결과를 토대로 이번 파업보도에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파업보도 5가지'를 선정하고 이러한 보도가 재연되지 않길 촉구하며 '25일 총파업 보도' 모니터를 시작했다. 언론사의 편파적인 파업보도 관행을 깨뜨리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지켜보자.

매비우스가 선정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파업보도 5가지'

1. 총파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화하는 정부, 파업하는 노동자" (98-06-05, 매비우스 "5월 파업 관련 TV뉴스 모니터")

2. 노조의 주장과 요구는 축소하고 화염병 시위 등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정서적 접근으로 '파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 고취(01-4-21, 민언련 "대우자동차 과잉진압 및 화염병 시위에 대한 언론보도 행태 비교 모니터")

3. 파업으로 인한 국민불편과 경제적 손실, 외국인 투자자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하는 것으로 총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대변(01-06-30, 매비우스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상위10개 뉴스아이템 분석" 중 '노사분규 관련 보도')

4. 기사의 중요성이나 쟁점에 대한 올바른 판단보다는 정부 여당, 야당, 노동계 및 시민단체 순으로 그 입장과 주장을 보도하는 강자중심의 보도(99-06-23, 매비우스"'조폐공사 파업유도 관련 방송 3사 뉴스 모니터")

5. 파업의 부당성 지적에는 앞장서나 파업의 원인과 파업에 이르게 된 구조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는 현상나열식 보도(01-06-30, 매비우스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상위10개 뉴스아이템 분석" 중 '노사분규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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