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보길도 편지>

등록 2002.04.22 10:36수정 2002.04.2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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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이 즐겁지 않은 것은 날씨 탓이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나무들은 투명한 빛을 발했다

그 흔한 먹구름 한조각 소나기 한차례
내려보내지 않는 하늘
산정에는 회오리 바람도 불지 않았다


잘못 들어선 길을 되돌아가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보물이 없어도
보물찾기를 그만두기란 쉽지 않다

소풍이 즐겁지 않은 것은 날씨 탓이었다
따뜻한 봄볕 발길을 재촉하고
탁 트인 능선은 오르기 좋았다

애초부터 보물은 없었다
누가 보물을 숨기겠는가
더구나 찾아가라고 숨기겠는가

별처럼 빛나는 지혜와 혜안도 없이 따라나선
보물찾기

소풍이 즐겁지 않은 것은 날씨 탓이었다
비가 왔어야 했다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어 길을 막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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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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