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노조의 파업후, 청평양수발전소는 지하발전소의 출입구의 셔터를 밖에서 잠근 채 안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도록 해 수용소를 방불케 하고있다.
29일 오후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결과 발전소 입구에 설치된 셔터는 내려져 있었고, 밖의 초소에서만 셔터를 열 수 있게 돼 있었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지하발전 시설은 이 출입문으로부터 경사 5.7도 각도 1.3km 길이의 터널을 내려가야 있다.
발전노조 청평양수 유영상 지부장은 "이는 파업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2월 25일 파업 돌입 이후부터 셔터를 내리는 일이 잦아지다가 현재는 근무자의 교대시간 및 점심시간에만 출입문이 개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지하발전소는 주요시설로 제한구역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왜 파업 이후 갑자기 통제가 강화됐냐고 묻자, 회사측에서는 "불순분자가 침입할 우려가 있어서 그렇다"고 말해 해고자 등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임을 내비쳤다. 청평발전소에서는 파업과 관련해 유 지부장 등 7명이 현재 해고된 상태다.
이같은 회사측의 출입문 통제에 대해 노조에서는 "보안의 필요성이 있다하더라도, 출입문을 외부에서 통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 지부장은 "지하발전소 근무자들이 마치 감옥에서 일하는 것 같고, 외부에서 보는 사람에게도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 지하발전소 안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중 한 명은 "갇혀있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고, 또 다른 노동자도 "감시당하고 통제받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법률원의 권영국 변호사는 "입구를 밖에서 봉쇄하는 것은 노동자들을 감금 상태에서 일을 시키는 것과 같아 수용소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에 화재가 나는 등 유사 시 피할 수 있는 통로를 밖에서만 열 수 있도록 한 것은 안전 상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외에도 회사측의 조합원 개개인에 대한 통제와 노조활동 방해가 심각하다. 지난 25일 노조에서는 구속됐다 풀려난 동료의 환영 행사차 조합원들과의 간담회를 마련했으나, 42명의 조합원 중 해고자 7명 외 참석한 사람의 숫자는 8명에 불과했다. 회사측에서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간담회 참석 여부를 확인하며 "참석하면 나중에 안 좋을 것"이라고 불참을 종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조합원은 "여기(간담회에) 오는데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사측은 간담회 시간 중에도 모든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에 있는지를 꼬치꼬치 캐묻고, 참석자 명단을 작성해 사업소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전치만 노조 부위원장은 "이 밖에도 징계 및 해고를 무기로 조합원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굴종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덧붙이는 글 | 인권하루소식 2002년 5월 1일자(제20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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