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동안 중·고등 학생의 1.4%가 학교를 그만둔 중도탈락자라고 한다면 그 비율만보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그러나, 정확한 통계에 의하면 374만 명의 전체 재학생 가운데 질병이나 이민 등을 제외하고 약5만5천 명의 청소년이 학업을 중단한다고 하니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청소년개발원은 지난 2일에 '학업중단 청소년 예방 및 종합대책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러한 노력은 종전의 학교차원에서의 소극적인 대응을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지원체제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잠재적 중도탈락, 예방이 최우선
매년 증가추세에 있는 중도탈락자의 분포를 볼 때, 중학교는 3학년, 고등학교은 1학년의 비율이 높았으며, 인문고 학생보다 실업고 학생이, 중소도시보다 대도시 거주자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탈락 청소년도 문제지만, 재학생들 가운데 자퇴의사를 갖고있는 학생이 20%에 육박한다는 설문결과로 볼 때, 잠재적 예비 탈락자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급선무이다. 우선, 재학생 중심의 예방책을 위해서는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중3학년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신체적 성장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에 따른 불안과 심리적 부적응의 갈등을 겪을 때일수록 주변 사람과의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여 자신의 삶에 대한 존재의식을 높여주어야 한다.
학업을 중단할 조짐은 점차 자신의 행동과 가치관을 합리화시키려 학교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장하는 반면, 이들은 사회적 관심을 통해 자신의 독특성을 표출하려고 시도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이 거절당함으로써 좌절감과 반항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므로 학교내의 상담실을 활성화하여 부적응 학생에 대하여 교사와 학부모가 초기에 공동대응 할 때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와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도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독립심을 확대해 가는 시기에 오히려 교사와 학부모의 지나친 통제와 간섭은 이들의 자율성을 박탈할 뿐만 아니라, 문제행동에 대한 잘못된 해결책을 시도하게 함으로써 점점 더 부적응 행동을 발전시켜 잠재적 중도 탈락요인을 가중시킬 것이다.
중도탈락 청소년을 위한 대안프로그램 활성화
매년 5만 명 이상의 부적응 학생들이 뚜렷한 진로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규교육과정에서 중도 탈락을 한다. 중도 탈락한 후 뒤늦게 학교교육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복학에 대한 희망 또한 간절하다. 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미흡한 현실에서 지역사회와 더불어 새로운 학습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정규 학교형태가 아닌 대안학교에 준하는 교육기관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관을 통해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을 마침과 동시에 정규교육과정을 받은 것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청소년의 학업중단은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간의 불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학생 개인의 심리적 변화 못지 않게 가정과 학교생활에 따른 대인관계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된다. 이들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살핌이 있을 때에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이 감소할 것이며, 현실성 있는 시행계획 수립은 학교를 떠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자기개발과 재도약의 학습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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