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신화와 역사, '해녀'에서 찾아라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주관, 5.30-6.6일까지 '2002 제주해녀축제'

등록 2002.05.30 12:48수정 2002.05.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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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1만8000 신(神)들의 나라이며, 신들의 고장이다.
신화를 통해 제주인은 문화적 상상력과 정서, 미의식, 그리고 독특한 기질을 표현해 왔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가 세상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처럼, 제주도는 거인족 여신(女神)이자 창조신 '설문대'가 제주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창조주 '설문대 할망'이 오줌을 싸서 온갖 해산물을 쏟아내어 바다 밭을 일궜고, 그로 부터 제주해녀들이 '태왁' 하나에 몸을 싣고, 물질을 하여 소라와 전복을 따고, 미역을 캐며 살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주는 해녀의 섬이 되었다.

따라서 '제주해녀축제'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축제' '제주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축제' '해녀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축제'다. 그래서 살아있는 우리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오늘의 삶의 모습들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이번 월드컵 행사의 테마축제로 열리는 첫 해녀축제는 제주도 전역에서 해녀들의 해신신앙과 해상활동, 해양문화 체험을 통해 독특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축제로 열린다.

영등신(바람의 신)맞이 '바람축제'-30일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가 세상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처럼, 제주도는 거인족 여신(女神) '설문대'가 만들었다. 천지창조의 신, 문명기원의 신, 풍요 다산의 신, 해녀수호신이자 바람의 신이기도 한 '설문대 할망'의 전설을 3m 대형 설문대 인형과 박재동 화백의 슬라이드 쇼, 서사시 낭독 등으로 엮었다.


화산섬 제주도가 형성된 창조의 의미를 되살리고 풍어를 기원하며 '신바람(영등신)'을 맞이하는 의식을 통해 아들 오백장군을 낳아 기른 천지창조의 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혼굿-6.1일 오후 4시-10시.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 해변장터


바다에서 죽은 해녀들의 영혼을 달래고 한을 푸는 굿. 제주도 '무혼굿'은 좀처럼 보기 힘든 해녀굿으로 국내외 학자와 관광객에게 제주굿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제주도의 무혼굿은 두 종류가 있다. 산에서 죽은 넋을 위한 '산신맞이'와 바다에 빠져죽은 넋을 위한 '요왕맞이'다. 무혼굿 '요왕맞이'는 바다의 신인 요왕(龍王神)을 맞이하여 망자의 익사한 사연을 신에게 아뢰고, 찾지 못한 시신의 넋을 건져올려, 요왕길을 닦아 망자의 혼을 씌워 뭍으로 건져 올리고, 건져올린 혼은 저승 시왕길을 닦아 망자를 무사히 저승으로 천도하는 의식이다.

먼저 이승을 떠나는 자의 마지막 호사스러움을 보여주고자 젊은 춤꾼 하정민, 최지은씨의 '살재비꽃'을 선보이고 장장 5시간동안 무혼굿이 이어진다.

세화리 해녀항쟁 거리굿-6.2일 오전 12시-6시.북제주군 세화리 해녀항쟁기념탑 및 세화거리

1932년 제주해녀항쟁을 재현하는 역사맞이 굿으로 손에 손에 깃발을 들고 세화장터를 누비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오후 1시에 '해녀가족과의 만남'을 마련해 당시 일제에 대항한 해녀 항쟁 체험담을 듣고 지역 대표 해녀가족을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 "가이없는..."으로 시작하는 해녀노래를 따라 부르며 서로의 손을 잡아보는 것도 즐겁다.

오후 4시부터 '극단 자갈치' 초청 마당극 '봄날 우리어머니의 어머니의'가 역사속의 우리 어머니들을 그린다. 제주도 해녀와 정신대 할머니들의 역사 정신을 되살리고 이를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될 듯 싶다.

사계리 해녀대축제-6.6일 오전 10시부터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

마라도 애기업개의 신위를 앞세우고 풍물 거리행진으로 이어지는 '거리굿'과 2년에 한번씩 영등달에 택일해 해상의 안전과 바다밭 해산물의 풍요를 기원하는 '사계리 잠수굿(해녀굿)'이 펼쳐진다. 이어 해녀 경창대회와 가수 한영애 초청 공연(오후 12시) , 풍물굿패 '살판'의 초청공연(오후 2시)과 잠수 줄다리기(오후 4시)가 열린다.

제주의 해양문화 답사-회비 1만원. 문의755-7372

6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이어지는 해양문화 체험은 제주의 어촌마을과 해녀들의 문화와 삶을 가장 가까이서 원형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바다에 순응하고 화해하며 어촌마을 사람들이 삶과 죽음을 의지했던 정신적 표상인 해신당과, 한편으로 적극적으로 바다를 개척하고 일구며 삶의 터전으로 인식한 포구와 원 그리고 해녀들의 물질작업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행은 제주도 서부와 동부는 물론 마라도 기행까지 포함,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제주의 대표적인 지역을 두루 둘러 보며 각 지역의 미세한 차이점도 아울러 느낄 수 있다. 또 기행 중간에 춤 공연(우도, 마라도)과 당굿(마라도), 그리고 해녀와의 대화시간 등이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일반적인 여느 기행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체험이 될 예정이다.


■ 어촌마을 신당기행(6.3일 오전 9시 반 출발)=제주 서부지역 해안마을의 포구와 신당 답사

제주는 1만8천의 신이 있다고 할 만큼 신들의 나라이며 무속신화의 전승이 유달리 풍부한 곳이다.

이번 기행에서 살펴보는 어촌마을 신당은 해신당, 개당, 돈짓당으로 불리는데, 거친 바다와 더불어 살던 해녀들과 어촌마을 주민들은 당을 통해서 자신들의 고난한 삶과 생업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제주 서부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특히 해신신앙이 곳곳에 산재한 편인데 지금도 당에 가 보면 며칠 전 신앙민이 다녀 갔을 것으로 짐작되는 흔적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답사코스
다끄내 포구 → 도두오름 허릿당 → 이호1동 해신당 → 구엄리 염전 →고내리 포구 →수원리 영등당 → 고산 자구내 해신당 → 자구내 포구.

◆ 초청공연 (제주도 문예회관 소극장 19:00-21:00)
답사 후 배우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김헌근의 모노드라마 '호랑이 이야기'가 공연된다. 199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이태리의 '다리오 포'가 중국 상하이에서 본 작품을 각색한 것으로 유럽전역에서 공연돼 극찬을 받았다. 우리 현실에 맞게 호랑이를 재각색했다.

■ 우도 해녀마을 답사(4일 오전 9시 반 출발)=제주 동부지역 해신당과 방사탑 답사.
해녀 마을과 해녀의 생활, 해녀들의 신앙을 배우는 테마기행으로 '우도 해녀마을 답사'는 섬 속의 섬인 우도를 살펴 본다. 우도면은 해녀의 섬이다. 예전에 제주는 '딸 많은 집이 부자'라고 말할 정도로 해녀의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우도는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물질작업이 왕성하게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해산물이 풍부하여 해녀들의 해산물 수입이 중요한 수입원이 되는 지역이다.
우도는 섬 전체를 둘러 가며 방사탑이나 당들이 많이 있다. 마을의 액을 막고 생업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표현된 것인데, 우도 사람들은 또한 공동체 의식도 강한 편이다.

◆ 답사코스
동천진동 해신당→ 서천진 당동산 종달잇당 → 서빈백사 → 하우목동 목지당·돈짓당 → 전흘동 포구, 전흘동 목지당 → 하고수동 방사탑 → 검멀래 해안

■ 마라도 아기업개 처녀당 기행(5일 오전 8시 40분 출발)= '마라도 아기업개 처녀당 기행'은 마라도 처녀당 전설을 따라 떠나는 답사다.
마라도는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곳에는 바다의 노여움을 잠재우기 위해 희생당한 아기업개의 슬픈 전설이 있다.
마라도에 물질 나갔던 해녀들이 풍랑을 피하기 위하여 희생으로 섬에 두고 떠나버려 배고파 죽은 처녀 원령을 모신 아기업개 당이 있다.
마라도 아기업개 처녀당은 마라도 본향이다. 마라도에 가서 이 불쌍한 원혼을 위로하는 당굿를 지내고 제주도 최남단의 마라도를 둘러보는 신당기행이다. 무형문화재인 김윤수 심방이 직접 집전하는 마라도 당굿은 이번 기행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특별한 행사로, 아기업개 당 저 너머로 보이는 제주 섬은 기행참가자들에게도 숙연한 느낌을 줄 것이다.
마라도 현장에서 강미리 부산대 교수의 즉석 춤공연이 펼쳐진다.

◆ 답사코스
마라분교-장군바위-국토최남단비-마라도 등대-해식동굴.

덧붙이는 글 | 해녀축제 홈페이지((www.haenyeo.org)

축제문의=제주전통문화연구소(064-755-7372)

덧붙이는 글 해녀축제 홈페이지((www.haenyeo.org)

축제문의=제주전통문화연구소(064-755-7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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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자(大者)는 그의 어린마음을 잃지않는 者이다' 프리랜서를 꿈꾸며 12년 동안 걸었던 언론노동자의 길. 앞으로도 변치않을 꿈, 자유로운 영혼...불혹 즈음 제2인생을 위한 방점을 찍고 제주땅에서 느릿~느릿~~.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아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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