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울시장 후보의 건보료와 국민연금 납부의 이중성을 보면서

작은 것을 탐하는 사람이 큰 것을 탐하지 않겠는가?

등록 2002.06.04 13:07수정 2002.06.0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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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 후보는 세상이 다 아는 재력가이다. 그가 어떻게 그만한 재력을 쌓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 후보 스스로 설명하기를 그가 열심히 월급쟁이로 근무하다 보니 회사(현대건설)로부터 보너스로 받고 그런 돈을 묻어두었더니 현재의 재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샐러리맨의 희망이라고 자칭하기도 하는 사람이다.

현대건설에서 30년정도 근무하고,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되면 약 200억 가까운 재산을 모을 수 있다는 말로 들리기도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서울 집 한 채 포함해 10억이상의 재산을 모으기 어렵다는 것이 한국의 일류기업을 다니는 샐러리맨들의 공통적인 의견일 것이다.

175억원의 재산을 가진 이명박 후보가 국민건강보험료(의료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있어,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대명기업)에서 월 133만원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하여 2002년 월 2만3590원의(2001년 22, 610, 2000년 15,980원) 최저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였다. 반면, 자신이 납부한 금액에 상응하여 돌려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 보험료은 월평균 345만원 급여자에게 해당하는 매월 32만원의 최고의 연금보험을 납부하였다.

이러한 이명박 후보의 이중성에 대해 민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이명박 후보측은 "의료보험 액수가 많지 않은 것은 지역의보에 가입하지 않고, 직장의보에 가입했기 때문이며, 그것은 이 후보가 사업주로 되어 있는 대명기업 소속 직원 6명에게 직장의보 혜택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또 이 후보의 기준소득이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산정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며, 의료보험의 경우 봉급만을 소득으로 산정하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봉급 외에 추가소득이 있을 경우 그것도 신고토록 되어 있기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현재 국민건강보험료나 국민연금보험료를 산정할 때의 기준은 첫째, 직장 가입자(국민연금 5인이상, 국민건강보험 1인이상 사업장 근무)는 직장이 지급한 보수에 의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직장에 소속되어있지 않은 지역 가입자나 자영업자의 경우 종합소득세나 국세청 소득자료에 의해 그 보험료를 산정하고, 이상의 두가지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는 최저보험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직장가입자가 자신의 직장에서 받는 보수 이외의 소득(주식처분, 부동산 처분, 기타소득이 있는 경우)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국민건강보험료나 국민연금보험료에 산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후보의 국민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보험료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직장에서 받는 보수금액에 근거해서 납부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기준소득 산정에 차이가 있다고 변명하고 있는 것은 너무 천빈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명박 후보의 이중 소득신고는 국민연금보험료를 많이 납부(표준 보수월액의 4.5%는 본인이 납부하고, 나머지 4.5%는 고용하고 있는 직장에서 납부함)하여 나중에 많은 금액을 돌려 받기 위한 동기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175억이라는 재산을 가진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이 여기에서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작은 것이라도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그 작은 이익을 위해 탈법을 하려는 그의 도덕성을 볼 때, 그에게 어떠한 공직을 맡길 수 있겠는가? 하물며 10조가 넘는 예산과 천만이 넘는 서울시민을 맡기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명박 후보측은 "이 후보는 소득세와 재산세, 종토세를 합쳐 지난해 1억7109만원을 납부"한 이 후보가 국민연금처럼 얼마 안되는 금액을 편법 허위 신고 하겠느냐고 반박을 하였다. 여기에 우리는 이명박 후보를 선택할 수 없는 치명적인 이유가 있다고 본다.

재량의 여지가 없이 부과되는 세금에 대해서는 이명박 후보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재산보유에 따른 납세의무이기 때문에 이를 군말없이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막말로 달든 쓰든간에 부과된 세금에 대해서 납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이러한 세금을 1억7천만원 납부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이나 재량, 혹은 편법이 끼여들 여지가 있는 곳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부정직성이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장은 많은 정책들을 판단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런 정책중에는 시장의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들이 수없이 많이 있고, 여기에 따른 금전적인 이권 문제도 수없이 많을 것이다.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 편법을 사용하고 있는 후보자가, 자신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정책이나 사업을 판단해야 할 경우가 있다면, 또 다른 편법들을 사용하는데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는 이명박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선택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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