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이제 제대로 대접받는다

등록 2002.06.10 17:39수정 2002.06.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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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7만 명에 달하는 중·고등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는 개인 차원을 떠나서 곧바로 사회적 문제로 작용하여 청소년 탈선을 부추기는 부정적 잠재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때마침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업중단 청소년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대안교육 방향모색

한국 교육의 대명사라 일컬는 '입시위주의 획일적·통제적 교육제도'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른다는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이와 같은 교육현실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한순간의 그릇된 충동행동을 저질러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학업 중도탈락의 위기로 학생들을 몰아간다.

숨막힐 듯한 획일적 교육현장은 창살 없는 감옥이자, 입시지옥이며 이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진정한 교육의 의미는 퇴색한 지 오래다. 이러한 혼란 속에 등장한 대안학교는, 기존의 교육과는 다른 각도로 학교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교육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대안학교는 기존의 교육체제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교육방법이 주된 관심사인 만큼, 공교육에 대하여 대안학교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 교육현실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교육개혁의 목소리와 공교육제도에 대한 거센 비판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요구하게 되었다.

자유롭게 학습할 권리를 주장하며, 학교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위주 교육방식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일부 교사와 학부모 중심의 대안학교 설립 추진운동으로 이어져 오늘날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대안학교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우선 청소년 탈선을 부추기는 중도탈락에 대한 예방과 사회적 구제방법의 일환이며, 틀에 박힌 획일화 공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설립 초기에 퇴학당한 학생을 모아 가르친다는 대외적 인식이 마치 격리 수용시설과 같은 혐오감을 느끼게 했고 그에 따른 시설확보 문제로 주민들과의 갈등을 빚어냈다. 설립인가를 받지 못한 일부 학교는 여전히 위와 같은 갈등을 겪고 있을 것이다.

대안학교 활성화 기대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학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관계법 개정으로 대안학교를 정식으로 개교하는 성과를 올렸다. 운영형태에 따라 인가 또는 미인가 학교는 별도의 학력인정 검정고시를 치르는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시행중인 다양한 형태의 대안학교가 있지만, 그 중 서울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도시형 대안학교'를 비롯한 몇 개 학교에서는 이 시설에서 수업을 이수한 학생에게 정규졸업을 인정하여 별도의 검정고시를 치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는 중도탈락이 예정된 학생의 징계처분을 일단 유보한 상태에서 대안교육시설에 위탁하여 일정 과정을 마치도록 하는 과정으로 우리 교육 실정에 적합하다.

이번 대책안은 매년 증가하는 중도탈락자를 수용하기 위한 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다. 대안학교는 필수과목 최소화,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 현장학습체험을 통한 진로탐색, 최소인원 반편성 등을 실시하여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참여와 함께 입시위주의 획일적인 교육 탈피를 시도한 것이다.

부적응 학생에게, 자유로운 면학분위기에서 선택과 결정에 대한 책임의식과 자기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장점 때문에 점차 대안학교는 활성화될 것이다.

결국 대안학교는 자체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함에 따른 학생들의 자율성, 선택권 및 교육받을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 줄 수 있다. 안정적 정착을 위해 기존의 미인가 또는 개교예정인 시설에 대한 제도적 보완장치와 더불어 학업포기에 직면한 학생들에게 국가차원의 교육기회부여는 삶에 새로운 의욕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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