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알고도 모른 척?” 리베이트 근절 헛구호

(주)Yes24 자회사 보험 법인 대리점 둔갑 … 보험고객 유치시 리베이트 제공

등록 2002.06.18 16:31수정 2002.06.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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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보험모집질서확립을 위한 특별대책반을 마련하는 등 강도 높은 처벌규정으로 보험사들의 리베이트 조사와 처벌을 강화하는 가운데도 버젓이 인터넷을 통해 리베이트를 줘가며 보험영업을 하고 있는 법인보험대리점이 적발됐다.

이 법인보험대리점은 금감원의 최근 이 같은 강경 정책에도 아랑곳 않고 모 회사의 회원들을 상대로 자동차보험 무료견적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등으로 소비자들을 모아 보험가입시 리베이트를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도서출판사이트로 잘 알려진 (주)YES24의 보험사업부에서 발족, 지난 2001년 12월 (주)인스24 자동차 보험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인스24의 대표이사는 (주)YES24 박지수 상무이사로 역임중이다. 논현동의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적발된 6월초 현재까지 자사를 통한 보험가입자들의 경우 모회사인 YES24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적립금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이 법인대리점은 현재 LG화재, 삼성화재, 쌍용화재, 현대화재 등 보험사의 대리점으로 등록, 이 같은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이트를 통해 보험가입을 신청하면 LG화재의 경우는 보험금의 20% 이 밖의 화재보험의 경우는 10%의 적립금을 사이트의 적립금 코너에 입금시켜 주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강경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법인대리점 형식의 이 같은 불법 영업의 경우는 상당히 많으며 금감원의 조사는 매우 미약하기 만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감원이 보험사 리베이트 척결에 대한 의욕을 내보인 지 두달도 안된 지금 아직도 이 같은 사이트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은 금감원의 정책이 얼마나 효력 없는 ‘유명무실’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해주고 있다.

리베이트를 주는 보험사나 그 리베이트를 받는 고객에서부터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고는 떠들지만 결코 적극적인 대안책을 보여주지 않는 금감원에 대한 시급한 시정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을 비롯, 각계에서 강도 높은 보험사 리베이트 조사와 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몇몇 보험사들이 버젓이 업계와 제휴,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생·손보협회를 비롯해 업계 일부에서도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젓이 법인보험대리점 이 리베이트를 하다가 적발돼 국내 굴지의 보험사들의 윤리경영에 까지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의 인터넷 법인대리점은 바로 ‘(주)인스24’란 보험 법인대리점.

인스24(주)는 특히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 사이트로 급부상하고 있는 ‘예스24’에서 분리된 회사. 예스24(YES24, 대표 이강인)는 국내 인터넷 서점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온라인 서점으로 이 회사의 자회사인 인스24는 지난 2001년 8월 예스24 보험사업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만들어져 지난해 12월 자동차 보험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인스24의 박지수 사장은 (주)예스24의 상무이사.


예스24는 최근 온라인서점 2위업체인 와우북을 인수, 국내 온라인서점시장의 60%를 점유해온 인터넷 서점의 1위 업체로 회원수만 해도 200만명 이르는 거대 온라인 서점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모회사인 예스24의 2백만 회원들을 상대로 자동차보험가입자들을 모집한 뒤 가입자들에게 가입금액의 10∼20%를 적립금형태로 되돌려 주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과 손해보험 협회 측은 보험사가 사이트 회원간의 전체 메일을 통해 영업, 보험가입시 적립금 형식의 현금을 지급해 준 것 등을 미뤄볼 때 이 인터넷 업체의 리베이트혐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스24 “문서로 남겨서는 안되지만 20% 적립금 지급?”

제보를 한 강남구 최모 예스24 회원은 4월말 예스24의 정기적인 홍보 메일을 통해 자동차보험 무료견적서 등의 이벤트 메일을 받았다. 이 회원은 다음달이면 자동차 보험 만기가 되던 차 예스, ‘무료견적 서비스’라는메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선 견적서를 통해 자신이 가입할 보험회사를 정한 최씨는 YES24 측의 보험담당자라는 이아무개와 전화 상담을 하던 중 이상한 홍보성 내용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예스24 담당직원이라고 밝힌 이 아무개씨는 메일에서는 광고를 할 수 없었지만 예스24를 통해 보험을 가입하면 보험가입금액의 최소 10%부터 최대 20%까지를 현금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회원 개인 계좌로 적립금을 넣어 주겠다고 설명하는 것.

뜻밖의 적립금 이야기에 놀란 최씨는 이 사실에 대해 서류 또는 문서로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담당자는 “문서로 남겨서는 안 되는 내용”이라고 거듭 밝힌 후 “이왕 보험을 가입할 것이라면 4개의 보험사 중에서 보험금이 저렴하거나 적립금 %가 많은 회사보험을 선택해서 가입하면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고. 또 “적립금지급을 LG화재가 가장 많이 준다”고 덧붙였다.

이 담당자는 행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 특별한 혜택에 대한 여유를 부리기까지 했다고 최씨는 전했다. 보험사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최씨의 제보를 통해 밝혀진 보험사와 예스24, 인스24와의 관계는 아래와 같다.

인스24는 예스24와 연계, YES24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가입 권유메일을 보내며 고객에게는 자동차무료견적서비스를 내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에 문의가 들어오거나 견적서비스를 신청하는 희망자들에게 보험사들별 견적서를 제공해 줬다.

현재 LG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쌍용화재의 법인 대리점 형식으로 연계돼 있는 인스24는 견적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가입희망자들에게 가입금액의 10∼20%에 해당하는 금액을 YES24를 통해 적립금을 준다고 안내했다. YES24 적립금은 환불은 불가능하지만 언제든지 현금처럼 서적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LG화재는 적립금을 20%로 제시한 반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쌍용화재 등에는 10%를 제시, 특정 보험사의 특혜시비 빈축까지 사고 있다. 한 보험사만 20%를 제공한다면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10% 제공사보다 20% 의 적립금을 제공하는 회사에게 몰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초보 자동차 보험 가입자의 경우 1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납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LG화재에 가입했을 경우 최소한 20만원 이상으로 되돌려 받게 되는 셈이다. 결국 이 돈은 그만큼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보험모집질서확립특별대책반 관계자는 “이 같은 경우 대리점은 명백한 리베이트(특별이익) 제공에 해당한다”면서 “보험사의 입장에서도 대리점을 우회, 제공한 것으로 간주하며 관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보험모집질서확립 특별대책반 이상일씨는 이에 대해 “보험사간의 리베이트 근절대안책은 아직 보험업법이 개정되지 않아 정책만 마련해 놓고 있는 상황이며 조만간 적극적인 조사를 진행시킬 예정”이라며 “인터넷을 통한 이러한 리베이트 혐의가 있는 사이트들을 주시하고 있으며 조사후 리베이트의 행위 주체를 판별해내 이에 합당한 제제조치를 마련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해보험협회 모집관리부 담당자도 “리베이트란 직·간접적으로 일조를 해 보험가입자가 혜택을 입게되는 경우 모두 해당한다”면서 “이 같은 경우 대리점은 폐쇄 당할 수 있으며 해당 보험사들에게는 범칙금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스24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전에 금감원 측에 해당 사항에 대해 문의를 했으나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것인지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했었다”며 “리베이트 제공에 해당하는 지 몰랐으며 앞으로 이 같은 이벤트를 열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제보가 들어간 후 인스24 측은 “이벤트를 수정해 보험가입자에 한해
서적을 나눠주는 것으로 변경했다”며 “지금까지 적립금을 계속 지급해준 까닭은 홍보가 된 이상 개인적으로 문의하는 고객을 뿌리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인스24측은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이러한 행사를 진행했음을 시인, 이에 대해 올 3월초 금감원으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었다고 알렸다.
하지만 주의조치뿐이었기 때문에 리베이트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었고 고객들의 자동차보험 견적신청이 꾸준히 들어와 이 행사를 희망하는 고객에 한해 계속적으로 적립금을 지급해 주고 보험 가입을 받았던 것으로 전했다.

한편, 인스24의 가입가능 보험사 가운데 보험금의 20%로 가장 많은 적립금을 주도록 돼 있는 LG화재 강북지점 한 관계자는 “문제가 전혀 될 것이 없다”는 말로 일관했으며 문제가 된다면 법인대리점 관리 미비에 대한 점만 벌금을 내면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현대해상을 비롯한 쌍용화재, 삼성화재 등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에 해당하는 10∼15%만 지급하고 있을 뿐 다른 금액 지급은 일체 없다며 인스24 측의 문제일 뿐 본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인스24를 통해 보험 모집된 결과는 삼성과 LG화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쌍용화재는 채 20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이는 글 | 민주신문

덧붙이는 글 민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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