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3 지방선거는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와 월드컵에 집중된 언론의 보도 행태로 유권자들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불신을 조장하는 보도와 광역단체장에 집중된 보도행태로 정책선거를 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지방선거보도감시 대전충남연대회의(이하 대전충남선감연)는 19일 오전 11시 기독교연합봉사회관 2층 C2 갤러리에서 6.13 지방선거 보도 감시 평가보고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대전충남 선감연은 신문모니터 총평을 통해 "선거보도는 초반 안면도 꽃 박람회와 후반 월드컵 경기로 인해 지면에서 차지하는 비중, 게재 건수 등에서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또 "각 당의 대선 주자 경선 보도와 맞물려 정당간 세력 싸움에 초점이 맞춰지는 등 지방선거를 정당별 세력 불리기로 바라보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며 "정당 공천 상황이나 후보자의 일반적 소개에 그친 구태의연한 선거보도, 단편적 정보 전달과 안이한 지면구성으로 유권자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면의 확보 미흡도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 상호 비방이나 일방적 기자 회견 등을 여과 없이 인용 보도해 정치 불신을 부채질하는 보도 △ 각 후보들의 인물과 정책 소개보다는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끌고 간 보도 △ 도지사, 시장 선거에 관심사가 집중돼 광역·기초의원들에 대한 정책이나 인물에 대한 정보 제공의 미흡 △ 아무 의미 없는 보도, 스케치식 보도기사의 남발 등을 지적했다.
방송모니터 결과 역시 안면도 꽃박람회와 월드컵에 가려져 방송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지적했고 후보등록 이전 지방선거 판세 분석 등 시기적 성급함과 공약비교, 재산, 신상 등 후보검증에 필요한 정보 제공 미흡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전재, 자민련 중심의 지역감정 조장의 공범 역할 △ 월드컵 야외 응원 등 각종 문화 행사에 정치적 목적으로 참석한 중앙정치 인사 중심의 화면구성 △ 한-자의 양강 구도 조성으로 무소속과 군소정당 후보들 배제 △ 미확정 불법선거 운동 보도 남발로 인한 정치불신 조장 △ 대선후보들의 모습, 얼굴부분 제외한 유세 장면 등의 반복 △ 그래프와 표 사용의 비전문성 △ 잘못된 사진 게재 등 화면구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재영 대표(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월드컵과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에 편중된 보도 행태를 보인 언론의 책임도 크다"며 "그러나 예년에 비해 지역주의 조장 보도가 약화됐고, 일부 인사에 대한 편중보도는 조심스러워진 점, 선감연 참여자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언론 감시에의 참여는 성과로 남는다"고 말했다.
대전충남 선감연은 지난 3월 20일 신문모니터 교육, 3월 27일 방송모니터 교육을 시작으로 4월 1일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또 4월 3일부터 6월 5일까지 10차에 걸쳐 매주 모니터 보고서를 발간하고 6월 6일부터 14일까지는 일일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하는 등 6.13 지방선거의 언론 보도를 감시하는 활동을 벌였다.
대전충남선감연은 발족당시 각 언론사들에게 △ 지역감정 유발, 정치인의 발언 보도 자제 △ 불편부당의 원칙, 공정 보도 준수 △ 현상보도, 신상보도 지양과 정책 대결 부각 △ 경마식 보도 자제 △ 후보자 검증 △ 정치불신 조장, 선정적 보도 지양 등을 보도 준칙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대전충남 선감연은 전 방송사들이 선거보도준칙을 채택하지 않은 것을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선거보도를 모니터링 하는데 객관적 준거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대전충남 선감연은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흥사단, 유성민주자치시민연합 대전 YMCA 등 7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18명의 모니터 요원이 신문과 방송의 선거보도를 모니터했다.
선감연은 19일 공식 해체되며 대통령 선거를 위해 12월 이전에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다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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