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의 사과문에 대한 항의글로 도배되다시피 한 서울시청 홈페이지 시민자유토론란 ⓒ 서울시청 홈페이지
한편, 이명박 시장은 오늘 아침 MBC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들과 사위를 불러 히딩크 감독과 기념촬영을 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앵커의 질문에 "죄송하다. 오해가 많이 쌓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명박 시장은 "막내아들이 대학 1학년인데 축구를 좋아하고 늘 붉은악마 옷을 입고 거기(명예시민증 수여식장) 와서 바깥에 기다리고 있었다"며 "히딩크에게 '대한민국에서 최고 인기가 돼서 아들도 저 밖에서 사인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까 그 사람이 서양 사람이니까 왜 안 부르냐고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명박 시장의 사과문 전문이다.
시민 여러분 그리고 네티즌 여러분, 서울시장 이명박입니다.
지난 7월 3일 명예시민증 수여식에 참석했던 히딩크 감독과 저희 가족의 사진촬영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면서 좀더 사려깊지 못했음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시민 여러분의 이번 일에 대한 여러 지적의 말씀들을 마음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시민의 입장에 서서 일하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사적인 일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2.7.5 서울시장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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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서울시청 강당에서 히딩크 감독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이명박 시장의 아들. 왼쪽에 얼굴측면이 보이는 이는 이명박 시장의 사위. 히딩크 감독은 이명박 시장 아들이 신고 온 샌들을 내려다 보며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제1신:7월 4일 오후 3시>이명박, 공식행사를 '집안일'로 착각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히딩크 감독의 명예 서울시민증 수여식장에서 자신의 아들과 사위를 불러 기념촬영을 하도록해 구설수에 올랐다.
게다가 이날 행사는 서울시의 4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하는 '공식행사'였는데도, 이 시장의 아들(24·미국 유학 중)이 붉은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참석해 히딩크 감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 홈페이지 등에 네티즌들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날 이명박 시장 아들의 '깜짝 기념 촬영'은 히딩크 감독의 답사와 네덜란드 대사의 축사가 끝난 직후인 오후 4시 50분경 발생했다. "질문이 있는 기자들은 질문을 하라"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명박 서울시장은 "아, 잠깐만"이라고 말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사회자는 "사진촬영을 하겠다"라고 바로 말을 바꿨다. 물론 미리 발표된 식순에 따르면 '기념촬영'을 해야할 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촬영 참여자였다. 이 시장은 히딩크 감독과 명예시민증을 들고 사진을 찍은 뒤 주한 네덜란드 대사 그리고 시청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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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시장의 아들(왼쪽)과 사위가 히딩크 감독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촬영은 그쯤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시장이 다시 객석 어딘가로 손짓을 하자 축구공을 들고 있던 붉은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의 20대 중반 남성과 양복차림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무대쪽으로 나갔다. 이들은 다름아닌 이 시장의 아들과 사위였다. 히딩크 감독과 촬영을 마친 이 시장의 사위는 "회사까지 빼먹고 왔다"고 말하면서 흐뭇해 했다.
결국 이날 예정돼 있던 히딩크 감독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은 이 시장의 공적·사적인 사진촬영에 밀려 취소됐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또 있었다. 수여식에 앞서 히딩크 감독과 이시장,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함께 한 공식접견에도 이 시장의 '대학생 아들'이 참관했다는 것이다. 물론 화제가 한국의 문화 등 다소 가벼운 내용이긴 했으나 엄연한 '공식접견'이었음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이 시장의 이같은 '깜짝 기념촬영'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시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네티즌의 항의글이 빗발쳤다.
'화난시민'이라는 ID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도대체 무슨 권리로 시장님의 아들이 히딩크 감독님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독 기념사진을 찍느냐"면서 "간접광고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티셔츠에 츄리닝 반바지에 떨그러니 샌달을 신고…아마 일반 시민이었다면 행사장 근처도 못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이에나'라는 ID를 가진 네티즌도 "시장님! 공과 사를 구별할 줄 아는 많이 배우고 경험한 경제인이자 정치인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한 국가의 가장 큰 단체장으로서 당신이 보여준 그 작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그네'라는 네티즌도 "취임한 지 사흘만에 시 행정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일로 국민의 욕을 먹어야 되겠냐"면서 "시민을 위해 봉사를 해도 모자랄 시간에 아드님과 사위의 실속을 챙기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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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행사를 마친 뒤 축구협회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을 보기 위해 건물 앞으로 몰려드는 학생들을 제지하느라 축구협회 관계자가 진땀을 흘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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