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조간]이회창, 미 대사와 비밀회동

등록 2002.07.04 21:44수정 2002.07.04 23:52
0
원고료로 응원
“언론보도를 보니, 우리 어민이 어업제한선을 넘은 행위 때문에 (교전을) 자초한 것이라는 식의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번 일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물타기하려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3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발언)

'어업통제선을 벗어난 우리 어민들의 꽃게잡이 조업 가능성'을 보도한 언론들의 보도에 대한 이회창 후보의 발언에 대해 <한겨레>가 사설과 취재파일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또한 지난 1일 토머스 허버드 주한미국대사와 비밀 회동한 사실이 알려져 서해 교전이라는 미묘한 시기에 이들이 나눈 대화 내용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는 4일자 사설(국민이 아니라니…)에서 다음과 같이 이 후보를 비판했다.

"우리는 근원적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진상파악이 필수적이며, 따라서 교전까지 이르게 된 상황에 대한 진실을 파악하려는 언론 본연의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북한군의 선제공격이 잘못된 행위라는 점을 지적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며 "그런데도 거두절미하고 물타기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이 후보의 말은 공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그의 양식을 의심케 한다. 진상을 알아보려는 노력은 하지도 않고, 전쟁이 터지든 말든 권위주의 체제 시절의 ‘초전박살’ 구호대로 북한군을 작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만이 국민이란 말인가. 이 후보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전시의 국민 총동원령이 발동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겨레 박찬수 기자도 취재파일(이 후보의 '외눈 애국주의') 코너에서 "교전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이번 사태가 ‘우발적 교전’인지‘의도된 도발’인지, 또 '의도된 도발'이라면 그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낼 수 있는 첫 단추이다"며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은 상황인식의 앞뒤가 뒤바뀌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또 "그가 집권하면, 이번과 비슷한 예민한 외교·안보 사안들을 수없이 마주해야 한다. 만약 국정을 책임진 지도자가 자신의 판단과 어긋나는 내용을 보도했다고 해서 해당언론을‘이적집단’으로 몰아버린다면, 그 지도자에게서 과연 어떤 올바른 정책결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이 후보가 1일 오전8시부터 9시까지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허버드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나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3일 “미묘한 시점에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으므로 공개회동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대선을 앞둔 만큼 미국 측도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한 이 후보의 생각을 알고 싶어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또 “면담 약속은 서해교전 이전에 잡혔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때가 때인 만큼 교전사태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지 않았겠느냐”며 “이 후보가 허버드 대사와의 면담 직후 핵심측근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허버드 대사와의 면담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 문제 등을 둘러싼 한미간의 견해차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3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정부에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방송 녹화를 이유로 4일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미 독립기념일’행사에 불참해 이 후보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다음은 5일자 중앙일간지 1면 머릿기사.

<경향신문> 노 후보, 중립내각 요구
<대한매일> 총리-법무 교체 중립내각 요구
<세계일보> 빠르면 내주 중립내각 출범
<한국일보> 태풍 서해로 북상
<국민일보> 여행수지 적자 사상 최고수준
<동아일보> 산업현장 후유증 만만찮다
<한겨레> 서해교전때 확전 위험 컸다
<조선일보> 북 도발 때 북한어선들 후방 대피 / 교전후 함정출동도 없었다


다음은 5일자 중앙일간지 사회면 머릿기사.

<국민일보> 군산화재 윤락여성 참사 / "국가 일부 책임" 판결
<경향신문> 가자! 이젠 K리그다
<대한매일> 불법감금 윤락 방치 국가책임 첫 인정
<한국일보> 90년대 이후 최대 태풍
<세계일보> "물에 떠있는 건 모두 확인하라"
<한겨레> "못믿을 미국 재판 이제 그만"
<조선일보> 내일 은행달력은 '빨간 토요일'
<동아일보> "대입정원 상당기간 동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3. 3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4.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5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