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이민정
나는 이 책을 먼저 출판된 '당신들의 대한민국'보다 먼저 읽었다. 간간히 한겨레 신문을 통해 그가 던지는 말들을 보기는 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그의 보편적 가치에 매료되었다. 박노자는 '당신들의 대한민국'의 제일 첫장에 '아직도 감옥이 있는 모든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적어놓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대상이 구체적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오태양'군에게 그는 책을 바친다. 그러면서 박노자는 그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인권과 인간애를 보여준다.
이책은 그가 사회민주주의 국가인 노르웨이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바라본 노르웨이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좋은 점을 확대하여 동경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는다. 왜냐면 그가 보기에는 그 사회역시 '아직'멀었기 때문이다.
제목에서 풍겨지는 것 처럼 한국의 권위주의와 권력 관계를 돌아보게하는 이 책은 먼저 노르웨이가 체면을 차리지 않는 사회라는 것을 말한다. 대학교수나 학생이나 별로 차이가 없는 복장부터 시작하여, 출퇴근 시간시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습, 그리고 학습계획에 있어 학생들의 의사가 많이 반영되는 모습, 학장이 먼저 찾아와 필요한 것을 묻는 모습 등 그의 고향인 러시아나 그의 나라인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평등한 모습을 본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값싼 자건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 때문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헛점을 짚어낸다. 그는 참 예리하다. 국제원조에 있어 아까움없이 퍼주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극우주의와 민족주의가 발호하는 이면을 비교하며 보여준다. 그가 가지고 있는 인권과 평화, 보편성에 대한 눈길은 남을 비추어 자기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진보'는 어떤 상황에서도 신성한 생명의 권리를 가진 개인과 국가라는 통제체제를 제대로 구별하여 특정국가에 대한 원망을 개인에게 풀지 않을 때만 의미가 있다 - 222p
그는 노르웨이의 대체복무와 군입대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다시 한번 보편적 평화와 인권을 강조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고있는 오태양과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 그 의미들은 더욱 더 강조한다.
덧붙이는 글 | 한겨레신문사/ 300쪽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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