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를 장악한 야당, 이제는 검찰까지 접수하려고 하는가? 병역비리 수사전문가 김대업씨가 지난달 31일 한인옥(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부인)씨의 '아들 병역면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1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이명재 검찰총장을 방문했다.
동아일보 정위용 기자는 2일자 사회면 <기자의 눈>에서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한 '힘센 야당'이 병역 의혹 수사를 대검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 "불공정한 수사에 대한 정당한 항의로 보기는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기자의 눈>은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항의성' 방문치고는 정도가 지나쳤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검찰은 김대업씨가 명예훼손으로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고소한 부분과 김씨가 제기한 의혹 사건을 아직 배당하지도 않았고 수사 착수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의원들은 사건을 서울지검이 아니라 대검에서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12월 대선을 4개월 남짓 앞두고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 같은 민감한 사안이 다시 제기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당사자’ 자격으로 방문했다고 해도 적절한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수사 기관의 업무까지 간섭하려는 듯한 자세는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기자의 눈>은 "집권세력의 검찰 수사에 대한 개입도 문제지만 힘있는 야당에 의해서도 검찰의 독립과 수사의 공정성은 훼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르는 것일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이밖에 <역사교과서 편파 기술 논란> <北-美, 특사 방북 합의> <크레파스 '살색' 표기 시정 권고> 등이 주요기사로 보도됐다.
다음은 2일자 중앙일간지 1면 머릿기사.
<한겨레> '총리인준 부결' 대립 격화
<세계일보> 총리공석 '국정공백' 비상
<한국일보> 새총리 '도덕성'이 1순위다
<조선일보> '총리 부재' 상태 논란
<경향신문> 대한생명 매각 표류
<대한매일> 미 켈리특사 이달말 방북
<국민일보> '편향 교과서' 재검정도 의혹
<동아일보> "교과서 검정위원 공개하라 / 교육부서 일방적 선정의혹"
똑같은 취재처를 출입하면서 전혀 다른 '팩트'를 발굴해내는 것도 기자의 능력이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출입하며 조사 관계자들로부터 '장준하 타살 의혹' 등 눈에 띄는 발언들을 단독 보도해온 한국일보 이진희 기자가 이번에는 박창수(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91년 의문사), 이내창(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 89년 의문사)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한 일본 법의학자의 감정서를 보도했다. 같은날 의문사위원회의 브리핑을 보도한 다른 신문들은 의문사위원회의 국가정보원 방문조사 계획(7일)과 녹화사업 집담회 진술 청취결과를 소개하는 데 그쳤다.
한국일보는 2일자 사회면에서 <"박창수씨 투신자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벽이나 바닥에 기댄 상태에서 한쪽에서 가격했을 경우 생기는 양면성 압박으로 인한 골절과 심폐 파열이 박창수씨의 직접 사인으로 보인다. 추락사 가능성은 없다"며 '투신자살'이라는 기존 수사결과를 뒤집은 일본 법의학자 가미야마 자타로 교수의 감정서 내용을 소개했다.
가미야마 교수는 감정서에서 "박씨가 언뜻 다리가 먼저 떨어지는 족위(足位) 상태로 추락사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대퇴골, 골반 등에서 족위 추락에 의해 나타나는 손상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하고 “양다리의 골절도 구타에 의해 나타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91년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을 맡아 전노협과 대기업연대회의를 이끌다 구속됐으며, 그 해 5월 구치소에서 이마를 다쳐 안양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의문사했다. 수사당국은 당시 박씨가 노동운동에 회의를 느껴 6층 병원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것으로 수사를 결론지었지만, 한진중공업 노조원들은 타살을 주장하며 수개월간 파업을 지속했다.
가미야마 교수는 89년 거문도에서 실족, 익사한 것으로 발표됐던 이내창(당시 27세)씨의 사인에 대해서도 "안면공격을 받아 뇌진탕을 일으킨 후 다른 사람에 의해 물 속에 던져진 것으로 보인다"는 감정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이는 실족, 익사 가능성을 부인했던 대한외상학회의 감정과 일치, 이내창 사건은 타살의 정황이 한층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가미야마 교수는 최종길 서울대 교수와 한총련 간부 김준배(광주대생)씨 의문사 사건 감정에도 참여한 바 있다.
다음은 2일자 중앙일간지 사회면 머릿기사.
<대한매일> "고리사채 부채질" 논란 가열
<세계일보> '싸구려 관광' 해외여행객 멍든다
<동아일보> 피서 車 車 車... 서울∼강릉 10시간
<한국일보> "컴퓨터 저장 정보 훔쳐도 처벌 못해"
<조선일보> 지하철역 오염 '눈가림 측정'
<한겨레> "대한민국" 함성 간 데 없고 / "노예연수" 분노만 들끓어
<경향신문> '신입생 모집'에 내몰리는 지방사립대 교수들 / '여름방학이 괴롭다'
<국민일보> 구타사망자 죽기 전 '마지막 세 마디 진술' / '무죄서 유죄' 증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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