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 마지막 양심을 보겠다"

김대업씨, 29일 '인터넷기자 토론회'서 이 후보에 '포문'

등록 2002.08.29 19:40수정 2002.08.29 23:42
0
원고료로 응원
병적부 놓고 정면으로 엇갈리는 증언 / 김정훈 기자


a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초청 인터넷기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는 김대업씨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초청 인터넷기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는 김대업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장남 이정연씨의 병역비리 내사 유무를 둘러싸고 당시 군 검찰관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대업씨는 29일 "99년 4월말께 고석 대령에게 정연씨 병역비리를 보고한 며칠 뒤 고 대령이 나를 국방부로 불러 정연씨 병적기록표 사본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8일 법사위에서 민주당 이상수 의원이 증인으로 나선 고석 대령에게 "정연씨의 병적기록표를 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한 것에 대해 고 대령이 "본 적 없다"고 답변한 것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김대업씨는 29일 광화문 일민미술관 5층 영상미디어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99년 4월말께 고석 대령에게 정연씨 병역비리(김도술 진술서)를 보고한 며칠 뒤 고 대령이 나를 국방부로 불러 정연씨 병적기록표 사본을 보여주며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물었다"면서 "당시 병역비리 유형을 잘 몰랐던 고 대령에게 정연씨 병적기록표의 문제점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고 주장했다.

a 김대업씨

김대업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그는 이어 "정연씨 병적기록표는 당시 고 대령이 보여줘 처음으로 본 것이며 고 대령으로부터 사본을 넘겨받아 김도술씨 파일이 있는 이정연씨 서류철에 첨부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병역비리 관련자 파일 내용물을 설명하면서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면 간이진술서, 병적기록표, 판정 관련 서류, 참조 진단서, 관련 필름(판독지), 병역검사 검사지 등이 있으며 공소시효가 지난 것은 병적기록표만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도술이 작성했다는 간이진술서에 대해서도 "간이진술서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다"면서 "관련 자료를 찾기 쉽게 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며 보호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병명, 청탁금액, 판정군의관, 판정일 등이 적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병역비리수사 과정에서 나온 정치인 22명과 언론인 명단을 조만간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면서 "지난주 정치인들에 대한 정리는 끝났고 언론인은 취합 중"이라고 밝혔다.

김대업씨는 마지막으로 "이정연씨 병역비리와 관련된 결정적인 증거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 마지막 카드는 끝가지 가지고 있어야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고 "이회창 후보가 얼마나 뻔뻔하게 버티는지 지켜보고 있다. 대법관 출신인 이회창 후보의 마지막 양심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말하는 진실은 내가 전과자라는 것과 내 이름이 김대업이라는 것 뿐"

"조선일보 기자는 나가주세요"

"조선일보 기자는 나가주세요."

김대업씨는 29일 토론회에 들어가기 앞서 조선일보 기자에 대한 취재 거부를 실천에 옮겨 눈길을 끌었다.

이날 김대업씨는 모두 발언에 앞서 내가 뱉은 말은 약속을 꼭 지킨다며 "조선일보 기자 있냐"고 묻고 한 기자가 손을 들자 "죄송한데 나가달라"고 공손하게 청했다.

이에 조선일보 기자가 "취재거부가 주최측의 입장이냐"며 따지자, 주최측 관계자는 즉각 "그렇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조선일보 기자는 못들은 척 김대업씨의 발언을 적으며 취재를 강행했다.

김씨는 "기자 개인에게는 감정이 없다. 기자도 말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다. 편집을 맘대로 하는 위에 계신 분들 때문이다"면서 "조선일보는 한나라당 기관지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자사에 대한 모욕도 묵묵히 참으며 취재에 임하던 조선일보 기자는 결국 김대업씨의 마지막 발언까지 노트북에 옮겨 적은 후 회의장을 떠났다. / 공희정 기자
광화문 일민미술관 영상미디어센터 5층 대회의실. 방송사 기자들을 비롯한 50여명의 온-오프 기자들이 '김대업씨 초청 인터넷기자 토론회'에 모여들었다.

20여평 정도의 대회의실은 기자들의 열띤 취재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토론회는 이창은 대자보 발행인 사회로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대표인 조대기 시민의신문 편집국장, 이헌영 e윈컴 기자, 박종진 유뉴스 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김대업씨는 이날 특히 자신의 사생활을 들추며 인신공격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그들이 말하는 것 가운데 딱 두 가지만 사실"이라면서 "하나는 내가 전과자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내 이름이 김대업이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씨는 "의원들이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할 일이 없나!" "나 같은 사람 뒷조사를 하면 뭐가 나오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고 성토하면서 "내가 고등학교 중퇴했다는데 학적증명서를 보면 뻔히 증명되는 것을 갖고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군대는 대학교 1학년 때 갔으며 소년원 출신도 물론 아니다"고 말했다.

김대업씨는 또 "한나라당 의원들이 나 하나를 잡기 위해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비난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확인하지 않고 싣고있는 언론도 문제"라고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김씨는 "나는 병역비리 사건이 다시 불거지면서 한나라당이 조중동을 비난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나오면 거부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나라당은 공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대업씨는 자신의 과거 전력에 대해 "내 과거가 깨끗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전과자는 국가를 위해 일하면 안된다는 거냐"고 반문하면서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에서도 전과자가 많은데 그들도 나처럼 자격이 없는 것이냐"고 목소리 높였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후보 하나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병역비리는 사실로 밝혀질 것이며 한나라당은 이 후보보다 참신한 후보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어 "대통령은 적어도 4대 의무를 지키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연도별 콘텐츠 보기